"프랑스인이 생각하는 빈곤 기준선은 월 205만원"
프랑스인 62% "빈곤 경험 또는 경험할 뻔"…43% "난방 안할 때 있어"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인들은 월 최저 생활비가 205만원 정도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는 지난 5월 프랑스 표본 인구 996명을 대상으로 빈곤 지표를 조사해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 결과 프랑스인이 평가하는 빈곤 기준선은 1천396유로(한화 약 205만5천원)로 전년보다 19유로(약 2만7천원) 높아졌다.
프랑스의 실질 최저임금인 1천398유로(205만8천원 )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입소스는 프랑스 민간 구호단체(Secours Populaire)의 의뢰로 2007년부터 매년 프랑스인이 느끼는 빈곤 지표를 발표한다.
빈곤으로 평가하는 기준선은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주민의 주관적 빈곤 기준선은 1천431유로(210만6천원)였지만 지방은 1천388유로(204만3천원)로 조사됐다.
또 18세 미만의 자녀가 한 명이라도 있는 경우는 빈곤 기준선이 1천447유로(213만원)으로 자녀가 없는 가정의 기준선(1천377유로, 202만7천원)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선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의 재정난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 중 48%만이 돈을 저축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16%는 적자 신세라고 답했다.
주관적 빈곤 기준선에 따라 응답자의 62%는 자신이 빈곤을 경험했거나 빈곤에 직면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고 답해 전년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노동자의 80%, 45∼59세의 70%, 농촌 거주민의 69%가 과거 빈곤을 경험했거나 빈곤 직전 상황을 겪었다고 답했다. 월 가구 소득이 1천200유로(176만6천원) 미만인 저소득층에선 이 비율이 77%였다.
자녀 세대의 빈곤 문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79%가 다음 세대가 더 큰 빈곤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이 비율은 86%에 달했다.
주머니 사정이 일상에 미치는 악영향은 직접적이었다.
에너지 요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프랑스인의 비율은 47%로, 전년보다 2%포인트 늘어 역대 최고였다.
월세나 주택 담보 대출금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은 38%, 건강 보험료를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응답도 29%에 달했다.
구매력이 감소함에 따라 프랑스인의 43%는 날이 추울 때 '가끔 혹은 정기적으로' 집 난방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같은 이유로 프랑스인의 32%는 '가끔 혹은 정기적으로' 하루 식사를 세 끼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 34%는 거주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농촌 지역에선 이 비율이 44%로 올랐다.
입소스는 "프랑스인이 느끼는 불안정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라며 "특히 특정 취약 계층의 에너지나 의료 같은 필수 공공재 접근성이 떨어져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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