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의무'에도 돌아오지 않는 폐배터리…자원낭비·안전위협
배터리 반납해야 하는 전기차 중 40% 미반납
리튬 1차전지 출고·수입량 대비 재활용량 42% 불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수거해야 할 폐배터리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와 환노위 결산 검토보고서를 보면 2021년 이전에 등록된 전기차로 구매 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금을 받아 등록을 말소하면 배터리를 반납해야 하는 차 10대 중 4대는 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환경부가 작년 말 폐배터리 반납 의무가 있는 전기차 1만4천317대를 조사한 결과 등록을 말소하고 수출된 차(1만2천272대)를 제외한 2천99대 중 배터리를 반납한 차는 1천317대로 62.7%에 그쳤다.
배터리를 반납하지 않은 차(782대) 가운데 연구용으로 사용된 경우나 화재로 소실돼 배터리를 반납하는 것이 불가능한 차를 제외해도 411대의 배터리는 별다른 이유 없이 반납되지 않았다.
전기차 폐배터리만 수거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리튬1차전지는 생산업자나 수입업자가 판매량 일부를 수거해 재활용할 의무가 있으나 재작년 기준 재활용량(269t)이 전체 출고·수입량(635t)의 42.4%에 그쳤다.
최근 5년 리튬 1차전지 출고·수입 대비 재활용 비율을 보면 2018년 40.2%, 2019년 35.3%, 2020년 63.6%, 2021년 44.1%, 2022년 42.4% 등 절반에 못 미칠 때가 많았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대상 다른 전지도 사정이 비슷해서 망간·알칼리망간전지는 출고·수입 대비 재활용 비율이 재작년 28.0%, 니켈카드뮴전지는 45.3%, 니켈수소전지는 22.7%, 산화은전지는 36.0%에 불과하다.
재활용되지 않는 폐배터리는 어떻게 보관·처리되는지 알 길이 없다.
폐배터리 방치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희귀금속을 확보할 자원을 낭비하는 일일 뿐 아니라 안전 문제이기도 하다.
리튬배터리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온도가 1천도 이상으로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불을 끄기 어려우며 '재발화'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특히 전기차 폐배터리는 성능이 '80% 미만'으로 남은 수준을 말한다. 전기차에 부적합할 뿐 여전히 '고성능 배터리'여서 잘못 보관했을 때 폭발하거나 화재가 날 위험이 크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전지 공장 화재 재발방지 대책'에서 폐배터리 보관·운반 기준을 마련하는 등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분리배출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홍보·교육을 강화한다고 했을 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임 의원은 "폐배터리 관리 부실로 대형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서 "폐배터리 화재 대책과 함께 재활용률을 높일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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