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장성, 美 겨냥 "남중국해서 외세 침해 단호히 분쇄"
허레이 중장, 샹산포럼 개막 계기 인터뷰서 "美 준동하면 인내심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군 한 장성이 미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에서 외세 침해를 단호하게 분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12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부원장을 지낸 허레이(何雷) 중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연례 다자안보회의 제11차 샹산포럼(香山論壇)을 계기로 취재진과 만나 "남중국해가 평화의 바다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만약 미국이 막후에서 졸개국들을 움직이거나 (남중국해) 주변국들을 최전선으로 밀어붙이거나 미국 스스로 최전선에 서게 된다면 우리 인민해방군은 결코 인내심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해방군은 확고한 결의와 의지 및 강력한 능력, 효과적인 수단을 통해 중국의 영토와 주권, 해상 권익에 대한 외세의 적대적 침해를 단호하게 분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중국과 미국의 긴장 해소는 미국에 달려 있다며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샹산포럼은 매년 싱가포르에서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의 중국판 행사로, 2006년 시작됐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올해 샹산포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90여개 국가·국제기구 대표단 500여명이 참석한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미국은 작년보다 급을 높여 마이클 체이스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부차관보를 파견한다.
남중국해를 포함한 분쟁 지역에서 중국의 공격적 접근법이 강화하는 것을 두고 미중 양국의 언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과 실무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허 중장은 "체이스 부차관보가 방중 기간 중국과 중국군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작년에는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해임되면서 행사에 불참했지만, 올해는 후임자 둥쥔 국방부장이 각국 손님을 맞고 13일 개막식 축사를 할 예정이라고 스페인 EFE 통신은 전했다.
이날 러시아와 파키스탄, 싱가포르, 이란, 독일 등 군 고위인사 대표들의 원탁토론도 마련된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