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 과잉에…석유화학·태양광 신용전망 '부정적'"
나신평 "철강·전기차·2차전지 등 6개 업종 수급 불리할 듯"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내수 부진을 겪는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철강, 석유화학, 태양광, 디스플레이, 전기차, 이차전지 등 국내 6개 업종의 수급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신용평가사의 진단이 나왔다.
그중 석유화학과 태양광 기업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열리는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국 공급과잉 심화와 크레딧 이슈' 보고서를 발표한다.
나신평은 중국발(發)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 ▲ 성장세 둔화 ▲ 제조업 의존도 심화 ▲ 높은 설비 이용률에 따른 재고 누적을 꼽았다.
나신평에 따르면 내수 부진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5.0%, 내년 4.5%, 2025년 4.1%로 지속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신산업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제조업 의존도가 커지고 있고, 제조업 설비 이용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누적된 재고를 저가에 대거 수출하는 '밀어내기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별로 보면 석유화학에 대해 "중국은 최근 저가의 러시아 원유를 대거 도입하며 한국 기업보다 원가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인다"며 "설비경쟁력에서 봐도 정유설비와 석유화학설비의 수직일관체계를 확보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非)석유화학사업 부문을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의 투자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산업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들의 가파른 생산능력 확대와 수출량 증가로 태양광 밸류체인 주요 제품군 모두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라며 "국내 기업들은 비(非)중국산 프리미엄을 향유하고 있으나, 과잉재고로 인한 판가 하락 기조는 유사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기업의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봤다.
나신평은 "중국 경기 침체와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 등으로 중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고 수출은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원가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전기차로 인해 경쟁 강도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차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중국의 공급 과잉에 글로벌 전기차 성장 약화 영향까지 더해져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소재 관련 기업의 경우 높은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철강 업종에 관련해서는 "열연강판, 후판 등 국내 철강 시장에 중국 철강재 수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저가 중국산 철강재가 유통 가격 하락을 야기해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서는 "중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비중 확대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패널업체들에 부담"이라면서도 "다만 중소형 OLED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 유상증자 및 자산매각 등으로 재무 부담이 경감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나신평은 ▲ 선진국의 보호무역 주의 강화 ▲ 품질차별화가 어려운 중간재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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