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004년 수준 '재무장' 복원하는데 100년 걸려"
민간연구소 "독일군 무기 재고, 러 능력으로 반년이면 생산"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재무장을 선언하고 군비 증강에 나섰으나, 현재 속도로는 20년 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만 100년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독일 민간 싱크탱크 킬세계경제연구소(IfW)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2022년 2월 올라프 숄츠 총리의 '시대전환' 선언 전후 연방군 무기 재고와 신규 주문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현재 속도로 군비를 늘릴 경우 재고를 2004년 수준으로 복원하는 데 전투기는 15년, 전차 40년, 중화기는 100년 걸린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최근 수십 년간 군비를 급격히 감축했고 정부가 여전히 국방에 돈을 아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무기를 겨우 대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기 생산능력을 키워 현재 독일 연방군이 보유한 전체 무기를 6개월 만에 생산할 수 있다고 IfW는 분석했다.
독일의 국방 예산은 올해 520억유로(약 77조2천억원), 내년 530억유로(약 78조7천억원)로, 정부 전체 예산의 1%를 조금 넘는 정도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편성한 특별예산 1천억유로(약 148조4천억원)에서 해마다 가져다 쓰는 200억유로(약 29조7천억원) 안팎을 합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목표로 제시하는 국내총생산(GDP)의 2%에 못 미친다.
모리츠 슐라리크 IfW 소장은 "시대전환은 지금까지 공허한 문구에 그쳤다. 러시아 정권이 유럽 침략에서 군사적으로 이길 수 없다고 인식할 때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국방예산을 최소 1천억유로로 늘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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