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기능' 아이폰16 공개했으나…"주요 기능은 내년돼야"
하반기 판매 10% 이상 목표…가격 동결에도 판매 차질 가능성
"AI 기능 프라임타임 준비안돼"…화웨이 최신폰 대박 조짐도 부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될 최신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04% 오른 220.91달러(29만6천461원)에 그쳤다. 장중 1.5% 이상 하락하는 등 발표 내내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장 막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16%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 1위 종목의 상승폭 치고는 내린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 6월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이미 AI 기능을 발표해 주가가 선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이날 행사에서 그 이상의 '깜짝' 발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부분의 새로운 기능은 미리 알려진 것으로, 이날 발표에서 놀라운 일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아이폰16은 예년 기기들과 달리 AI 기능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전 모델들이 디자인이나 새로운 기능 등 하드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에는 AI 기능을 가능하게 할 소프트웨어가 주목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폰16에 AI 기능이 온전히 탑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아이폰16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폰 16의 출하량을 지난해 동기보다 10% 증가한 9천만대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AI 기능의 애플 인텔리전스를 내달 베타(시험) 버전으로 선보이고 영어로 우선 출시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 중국어와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른 언어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어 제공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이폰의 AI 기능 탑재는 사실상 내년에 돼야 가능할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AI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는 수많은 지연에 직면해 있고 많은 주요 기능은 내년이 돼서야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마케터 애널리스트 가드호 세비야는 "베타 테스트로 출시된다는 것은 많은 기능이 여전히 출시를 위해 미세 조정되고 있으며 프라임타임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이 대박 조짐을 보이는 것도 애플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업체 중 하나다. 화웨이는 지난 7일부터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인 두메이트(Mate) XT에 대한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해 24시간 만에 선주문이 24시간 만에 200만건을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분기(4∼6월) 중국에서 아이폰 할인 판매에 나섰지만, 출하량은 작년보다 6.7% 감소했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 가격을 전년 대비 인상하지 않으면서 2021년 이후 같은 수준을 책정했다. 최근 아이폰 판매 부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I 기능 탑재가 늦어지고 미국과 유럽에 이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의 기대만큼 아이폰16이 판매될 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애플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며 "이는 AI 중심 제품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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