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테러단체명단서 아프간 탈레반 삭제…"정권인정 수순"
중국·UAE 탈레반 대사 인정…아프간과 관계 개선국 늘어나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했다.
7일(현지시간) 아프간 톨로 뉴스 등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관할 국가 당국의 철저하고 종합적인 평가 끝에 탈레반을 금지 단체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키르기스스탄은 아프간과 지역의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사회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의 결정에 탈레반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양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장애물이 제거됐음을 의미한다고 환영하며 이번 조치는 아프간에 대한 정치적 이해가 확립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정치 평론가 살림 파이기르는 톨로 뉴스에 "아프간 탈레반과 공식적인 관계가 시작되려면 탈레반 지도자들을 블랙 리스트에서 삭제해야 하며 키르기스스탄이 이 문제에 앞장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으며 두 나라 사이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북부 바다크샨주에는 많은 키르기스인이 거주한다.
탈레반은 2021년 미군이 철수를 선언하자 약 20년 만에 아프간을 재장악했지만 국제 사회는 탈레반을 아프간 정권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중국이 주중국 아프가니스탄 대사의 신임장을 받으면서 사실상 탈레반 정권을 승인했고,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도 탈레반 외교관을 자국 대사로 승인했다.
또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말 탈레반을 자국 금지 조직 목록에서 제거했고, 러시아도 탈레반을 테러단체 명단에서 지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여러 나라에서 탈레반을 인정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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