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 증손 타이베이 시장 첫 방미…반발 안하는 中 속내는
12년 집권 '친미·독립' 민진당과 대립각 속 '친중' 국민당 차기 주자 배려?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소속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이 4일부터 열흘간 일정으로 미국 방문에 나섰으나 중국은 여타 대만 여당 인사의 방미 때와는 달리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5일 보도했다.
장제스(蔣介石·1887∼1975) 전 대만 총통의 증손으로 2022년 11월 26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장 시장의 미국행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장 시장은 친중 성향의 국민당의 차기 총통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전날 타이베이시 정부 및 시의회 팀과 함께 미국 동부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을 찾아 도시 교류 행사를 하는 한편 하버드대에서 연설하고 매사추세츠 공대(MIT)를 방문할 목적으로 방미 길에 올랐다.
취임 이후 싱가포르, 서울, 도쿄, 상하이 등을 방문한 바 있는 장 시장은 첫 미국 방문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방미 기간 그가 현지 화교들과 만나 여러 제안을 듣는 한편 학생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2028년 대만 총통 선거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작년 8월 타이베이시 교류 행사인 솽청포럼 참석을 위해 상하이를 방문했던 장 시장은 중국 측으로부터 환대받은 바 있다.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과 2020년 당선돼 8년 집권한 데 이어 올해 1월 역시 같은 당 라이칭더 총통이 당선돼 집권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해온 중국은 차기 총통 선거 때 국민당 지원을 위해 장 시장에게 공들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대만 주요 인사 방미 또는 미국 경유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강하게 반대해온 중국이 장 시장의 미국행에 대해선 문제 삼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2016년 차이 전 총통 당선 이후 대만과는 정부 간 교류를 단절했으며, 대신 국민당을 대화 파트너로 삼아 왔다.
jinbi100@yna.co.kr,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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