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트럼프 캠프에 "허락 없이 노래 쓰지 말라" 명령
미 가수·작곡가 헤이스 유족이 제기한 소송서 가처분 인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대해 미 연방법원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3일(현지시간) 미 CNN과 지역방송 WSB-TV에 따르면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방법원의 토머스 스래시 주니어 판사는 트럼프 캠프가 미국의 유명 가수이자 작곡가인 아이작 헤이스의 곡 '홀드 온, 아임 커밍'(Hold On, I'm Coming)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은 헤이스의 유족이 최근 트럼프 캠프를 상대로 이 곡을 무단으로 쓴 데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음악 사용을 중단하도록 긴급 가처분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연방 판사는 "트럼프와 그의 선거운동이 적절한 라이선스 없이 이 노래를 사용하지 말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앞서 헤이스의 유족은 트럼프 측이 지난 수년간 각종 행사에서 이 노래를 100회 넘게 틀었다면서 허락 없이 무단 사용한 데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노래는 1966년 헤이스와 데이비드 포터가 함께 작사·작곡하고, 팝 듀오 샘앤드데이브(Sam & Dave)가 부른 곡이다.
헤이스의 아들인 헤이스 3세는 "판사의 결정에 매우 감사한다"며 "이번 일이 도널드 트럼프나 다른 정치 단체에 의해 자신의 음악이 쓰이는 것을 원치 않는 아티스트들이 앞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미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트럼프 캠프는 여러 팝스타들에게서 허락 없이 자신의 음악을 행사장에서 틀거나 홍보 영상 등에 삽입하지 말라는 항의를 잇달아 받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팝스타 비욘세, 셀린 디옹, 푸 파이터스, 브루스 스프링스틴에 이어 스웨덴 출신의 팝그룹 아바(ABBA)까지 소속 음반사 등을 통해 트럼프 측에 해당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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