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논란 끝에…미스 나이지리아 왕관 쓴 사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인대회에 참가했던 여성이 국적 논란에 직면해 자진 하차한 뒤 나이지리아 미인대회에서 왕관을 썼다.
CNN 방송은 미스 남아공 대회에서 중도 하차했던 치딤마 아데치나(23)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열린 미스 나이지리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2일 보도했다.
아데치나는 오는 11월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에 나이지리아를 대표해 출전한다.
아데치나는 앞서 지난 7월 미스 남아공 대회 최종 본선 진출자로 선발됐지만 이후 국적 논란에 휩싸였다.
남아공은 1995년 이후 자국 출생자에게는 부모 중 한 명이 남아공인이거나 영주권자이면 시민권을 주는데 아데치나의 부모 모두 시민권, 영주권이 없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데치나는 2001년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 인근 타운십(흑인 집단거주지)인 소웨토에서 나고 자랐다.
논란이 불거진 뒤 아데치나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나이지리아인이었지만 어머니는 모잠비크계 남아공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남아공 내무부는 아데치나의 어머니가 국적 취득 과정에서 사기와 신분 도용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적을 둘러싼 논란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에 따른 것이라며 옹호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아데치나는 끝내 대회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후 아데치나는 미스 나이지리아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대회에 참가했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미스 나이지리아 대회 주최 측은 아데치나를 초청한 것에 대해 "국제 무대에서 아버지의 고국을 대표할 기회"라며 "그의 미인대회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했다.
아데치나는 나이지리아 대회 우승 후 인스타그램에 "아프리카의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싶다"라며 "우리를 분열시키는 장벽을 허물자"라고 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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