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싼 곳으로'…비용절감 사활 건 유통업계 본사이전 '붐'

입력 2024-09-02 06:31
'더 싼 곳으로'…비용절감 사활 건 유통업계 본사이전 '붐'

SSG닷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강남서 영등포 이전 검토

롯데하이마트도 서울 서남부로 사옥 이전 추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소비 침체 속에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신세계와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들이 줄줄이 본사 사옥을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사무실 임대 비용이라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고육지책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쓱닷컴)은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있는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본사를 옮기기로 잠정 결정하고 대체지를 물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전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된다. 이전 후보지로는 임대료가 비교적 낮은 서울 영등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이마트에서 분리돼 별도 법인이 된 SSG닷컴은 종로 센트로폴리스에 있다가 2022년 7월 자회사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과 함께 역삼동 센터필드로 본사를 옮겼다.

센터필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그룹 '컨트롤타워'(지휘부)인 경영전략실이 있는 곳이다. 당시 그룹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온라인 사업 강화 기조에 따라 SSG닷컴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SSG닷컴의 강남 이전에는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G마켓(지마켓)과 함께 신세계의 온라인 플랫폼 3사가 도보 10분 안팎의 근거리에 집결해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도 있었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래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해졌고 결국 강남에 터를 잡은 지 2년여 만에 다시 본사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SSG닷컴은 지난 6월 신세계그룹과 CJ그룹 간 전략적 제휴 아래 물류 부문을 통째로 CJ대한통운에 맡긴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의 본사 이전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가전양판업체 롯데하이마트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본사 사무실을 옮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요건 등을 살펴보고 있다.

후보지로는 서울 서남부권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 건물이 물망에 올라 있다. 대치동 사옥을 임대하고 해당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자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이전 장소나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 7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던 본사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옮겼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같은 달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밖에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시대를 마감한 이커머스 업체 11번가는 이달에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에 새 둥지를 튼다.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계약 기간 종료와 함께 서울스퀘어에서 나와 현재 역삼동 한 건물을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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