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최고 조종사 숨진 F-16 추락 미스터리…추측 무성
미군 고위 관계자 "'팀킬'은 아닌 듯…다양한 가능성 조사중"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가 최근 임무 중 추락해 타고 있던 조종사가 사망한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무성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조종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안 전투기 추락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짚었다.
앞서 같은 달 26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대응하던 F-16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공군 조종사 올렉시 메스가 사망했다.
콜사인 '문피시'(moonfish)로 알려진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F-16 조종법과 영어교육 과정을 마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6명 중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달 30일 이 사고의 책임을 물어 미콜라 올레슈크 공군 사령관을 해임했다. 아울러 해당 전투기가 자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사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미군 고위 관계자 2명은 NYT에 아군 사격이 F-16 격추의 원인은 아마 아닐 것이라며 미국과 우크라이나 조사관들이 다양한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분석가들은 추락 원인을 추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사고 당시 작전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는 점을 짚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메스가 러시아의 미사일을 뒤쫓는 동안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는 팀과 스팅어 미사일, 스타스트릭 미사일을 운용하는 팀 등이 러시아의 미사일 127발과 단방향 공격 드론 109기를 요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출신인 아나톨리 크랍츠힌스키는 "전투기의 기술적인 상태, 조종사의 오류, 외부 요인 등 여러 이유로 F-16이 추락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파괴된 미사일 파편이 전투기의 중요한 부분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운영 방식 자체가 구시대적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종사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운용 구조는 관료주의에 젖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며 "비행에서 관료주의는 암과 같다"고 지적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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