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롯데, 부진한 업황·높은 재무 부담…모니터링 필요"
그룹분석 세미나 "SK, 계열사 합병 효과 긍정적" "한화, 투자 부담에 재무안정성↓"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한국기업평가[034950]는 29일 롯데그룹에 대해 주력 사업인 유통, 화학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재무 부담도 커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K그룹에 대해서는 업황 회복, 계열사 합병 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그룹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이날 그룹분석 세미나에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경우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커버리지와 레버리지가 높아 경기 대응력 측면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커버리지는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으로, 레버리지는 차입금의존도로 대표된다. 두 지표가 높다는 것은 부채는 많고 상환 능력은 떨어진다는 뜻이다.
한기평은 롯데그룹 보고서에서 "소매유통업과 화학업이 그룹 매출과 자산에서 5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며 "하지만 유통업의 경우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떨어졌고, 화학업은 수급환경 악화로 업황 회복 폭이 호황기보다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오와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에 따른 투자 부담이 있다"며 "경쟁 열위 자산 매각 및 철수, 전략적 중요도를 감안한 선별 투자 등을 통해 재무 부담을 통제할 수 있을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경기 부진, 중국의 증설 부담 등으로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추후 업황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신용도에 부합하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리스크는 완화됐으나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단기간에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보고서에서는 "경제 불확실성, 주력 사업의 시황 변동성 및 높은 투자 부담 등 사업·재무적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면서도 "다만 전방 업황 회복에 따른 수익성 개선, 계열사 합병 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등급 하향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표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수급 개선으로 판가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호조 및 높은 이익기여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SK E&S 흡수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이익창출력과 투자 대응력이 향상될 것으로 봤다.
향후 그룹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및 배터리 실적 추이, 재원 다각화에 따른 투자 부담 경감 여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중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수요 위축 및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그룹 신용도에는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에 대해서는 케미칼과 태양광 등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 증설 및 지분 인수 등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계열사별로 보면 한화솔루션에 대해서는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 확대로 현금흐름이 악화했고, 부족 자금은 외부 조달해 순차입금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올 하반기 실적 회복 수준과 자산유동화 등을 통한 차입 부담 완화 수준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에 대해서는 양호한 수주 환경으로 수주잔고의 양적, 질적 개선 모두 예상된다며 이것이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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