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연정서 '군부 실세' 정당 제외…탁신·군부, 균열 조짐?
쁘라윗 전 부총리, 패통탄 총리 투표 불참…탁신과 불화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집권당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 프아타이당이 연립정부에서 '친군부 핵심 정당'을 제외하기로 했다. 탁신과 군부 진영의 균열 신호로도 해석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 신임 총리가 이끌 새 내각을 구성하면서 친군부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을 배제하기로 했다.
소라웡 티엔통 프아타이당 사무총장은 전날 "PPRP는 새 내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퇴출'을 시사했다.
그는 PPRP 대표인 쁘라윗 웡수완 전 부총리가 지난 16일 총리 선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프아타이당 의원들이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PPRP는 "쁘라윗 대표를 제외한 의원들이 패통탄 총리 선출 투표에 참여했는데 연정 제외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반발했다.
쁘라윗 전 부총리는 탁신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총리가 이끈 정권을 무너뜨린 2014년 쿠데타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쿠데타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쁘라윳 짠오차가 총리에 올랐고, 쁘라윳의 군 선배이자 군부 실세로 알려진 쁘라윗은 부총리가 됐다.
군부는 2019년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을 실시했고, 쁘라윳 총리는 PPRP 소속으로 집권을 연장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쁘라윳 총리가 PPRP를 떠나 루엄타이쌍찻당(RTSC)에 입당하면서 군부 진영이 둘로 갈라졌다. 총선에서 PPRP와 RTSC는 각각 40석, 3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이 보수 진영 반대로 집권에 실패하자 제2당인 프아타이당이 PPRP, RTSC 등 10개 정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이로써 20여년간 적으로 대립하던 탁신계와 군부 진영이 한배를 타게 됐다.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탁신 전 총리가 귀국하고 사면받으면서 군부 진영과의 거래설이 나오기도 했다.
세타 타위신 총리가 지난 14일 헌법재판소 해임 결정으로 물러나면서 양측 관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탁신 전 총리와 쁘라윗 전 부총리 간 불화설이 돌았다. 세타 총리 해임 배후에 쁘라윗 전 부총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프아타이당은 PPRP를 배제하고도 하원 의석 500석 중 30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PPRP에서 쁘라윗 전 총리와 마찰을 겪고 있는 세력을 흡수하고, 현재 연정에 포함되지 않은 정당인 민주당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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