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세대' 맞추려면 짧아야…伊고전 오페라, 절반 줄여 공연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연 시간을 절반이나 줄인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이 무대에 오른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다음 달 13일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선보일 라보엠은 이탈리아 테너 지안루카 테라노바가 각색한 버전으로 공연 시간이 90분에 불과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원작의 2시간 40분보다 70분이나 짧다. 관객 수가 줄자 '오페라코르토'(Operacorto·짧은 오페라)란 새 형식을 개발한 테라노바는 '내레이션'으로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축약, 공연 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이번 라보엠 공연에서 주인공 로돌포 역을 맡을 예정인 테라노바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라는 예술 장르에 익숙하지 않거나 최장 3시간에 이르는 공연 시간 때문에 관람을 꺼리던 이들에게 오페라를 소개하고 싶어 이러한 시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TV를 통해 20분으로 축약된 라보엠이 방송된 적이 있지만, 극장에서 축약본 오페라가 공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테라노바는 강조했다.
그는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의 생활양식 때문에 오페라가 열렬한 애호가들만이 즐기는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길이를 줄여서라도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간다면 원작자인 푸치니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이자 오페라 평론가인 알베르토 마티올리는 테라노바의 시도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마티올리는 "잘 될 수도 있겠지만 라보엠은 푸치니가 썼고 완벽한 오페라"라면서 "난 푸치니가 쓴 모든 악보를 신성하게 여기며 여기엔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의 길이를 줄이기보다는 오늘날의 삶에 얼마나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내용인지 보여줘야 한다면서, 현대적으로 각색한 라보엠의 다른 버전이 젊은 층을 상대로 큰 반향을 끌어낸 사례를 언급했다.
마티올리는 "푸티니가 그들에 대해 말하는 것을 이해하도록 한다면 사람들은 극장으로 오게 될 것"이라면서 "대중을 푸치니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지 푸치니를 문외한의 수준에 맞춰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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