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임종룡·조병규, 前회장 부당대출 알고도 대처 안해"
'우리금융 현 경영진 책임' 강조…"이사회에도 미보고, 내부통제 부실 심각"
우리은행, 의도 파악에 분주…주말도 주요 임원 다수 출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한지훈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와 관련 "명확하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상 권한을 최대한 이용해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5일 금감원이 배포한 '우리은행 전직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취급 관련 추가 사실에 대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여신감리부서는 작년 9~10월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우리은행 경영진에 보고했다.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께 감사 결과가 반영된 안건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이 이번 사안을 미리 인지했음에도 감독당국 보고나 자체감사 등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3년 12월 부실 대출을 승인한 영업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에 되어서야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올해 3월 감사 종료 및 4월 면직 처리 등 자체 징계 후에도 감사 결과를 금감원에 알려오지 않았다.
금감원이 지난 5월 제보를 받아 우리은행 측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하고 나서야 감사 결과를 전달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현 경영진이 이번 사안에 대해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그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은행은 대규모 부적정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금감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책임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대규모 부적정 대출과 관련해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KBS에 출연해 "법상 보고해야 하는 내용이 제때 보고가 안 된 건 명확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경영진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주요 임원들은 주말에도 대부분 출근해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금감원이 현 경영진 책임을 언급한 의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과 조 행장이 조만간 직접 관련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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