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협상 또 공회전…이스라엘군 '필라델피 통로' 주둔 고수

입력 2024-08-25 10:15
가자협상 또 공회전…이스라엘군 '필라델피 통로' 주둔 고수

하마스, 카이로에 대표단 파견…중재국·이스라엘 회담 청취

이스라엘 가자 공습에 최소 36명 사망…美합참의장 중동 순방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중동 확전의 갈림길에서 가자전쟁 휴전과 인질석방을 타진하는 협상이 24일(현지시간) 중재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됐다.

협상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새 타협안을 논의했으나 진전은 나오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된 협상에는 이스라엘 국내외 정보기관 모사드와 신베트 수장, 군 남부 사령관 등 이스라엘 대표단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단에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포함됐다.

하마스 대표단도 이날 카이로에 도착, 협상장 인근에 머물며 회담에서 나온 제안을 검토했다.

하마스 고위 당국자 이자트 알-리시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마스가 "협상 결과를 듣기 위해" 카이로에 협상단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 한 당국자는 자국 협상단이 이날 이집트, 카타르 대표단과 회동했으며, 이후 이집트와 카타르 대표단이 하마스와 회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팔레스타인 한 당국자도 하마스 대표단이 회담에 관한 브리핑을 받은 후 카타르 도하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선 이집트와 가자지구 경계의 완충지대인 약 14㎞ 길이의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타협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으나 진전은 없었다.

지난 5월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한 이스라엘은 휴전 후에도 하마스의 무기 반입을 막기 위해 이곳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접경국이자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 역시 이스라엘의 주둔에 반대한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필라델피 통로 중 1∼2㎞ 구간에서 철군을 요청했다.

한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카이로 회담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통로를 따라 8개 진지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로 자국 협상 대표단과 의견 충돌을 빚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재국인 이집트, 카타르, 미국과 이스라엘은 25일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국들은 협상 중재안을 마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달했다. 이스라엘은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하마스가 거부했다.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동안 가자지구 인명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이로에서 협상이 열리기 전날 밤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남부에서 최소 36명이 숨졌다.

가자 남부 칸유니스에서 한 주택이 공습을 받아 어린이 2명을 포함, 일가족 11명이 사망했다. 나세르 병원은 도시 안팎에 가해진 세 차례의 공습으로 숨진 총 33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은 또 다른 공습으로 사망한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보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C.Q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중동 순방에 나섰다. 사전 발표 없었던 깜짝 방문이다.

로이터는 브라운 의장이 이날 요르단을 방문한 데 이어 며칠 내 이집트, 이스라엘을 방문, 군 수뇌부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운 의장은 요르단 도착에 앞서 로이터에 순방 기간 군 수뇌부들과 갈등 확산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자 휴전 협상이 성사된다면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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