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일본 개항 전초기지 나가사키, 인천에 기대를 걸다

입력 2024-08-24 09:00
수정 2024-08-24 09:02
[길따라 멋따라] 일본 개항 전초기지 나가사키, 인천에 기대를 걸다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새로운 항로가 뚫린다는 것은 단순히 관광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산업적 교류도 함께 불러온다.

일본 나가사키현과 인천을 잇는 대한항공의 직항 하늘길이 오는 10월 운항 중단 11년 만에 다시 뚫린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재취항하는 나가사키는 일본의 근대화와 무척 관련이 많은 지역이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3일부터 한진관광을 통해 인천과 나가사키 노선에 전세기를 3회 운항한 뒤 10월 27일 첫 취항을 하게 된다.



근대 일본의 개항은 나가사키에서 시작됐다.

나가사키현 히라도항에 포르투갈 선박이 입항한 것이 1550년의 일이다.

1571년에는 포르투갈인이 거주하는 마을이 나가사키에 들어섰고, 그때부터 유럽의 상품과 문화가 유입됐다.

나가사키는 당연히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지가 됐고 교회의 영향력도 커졌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도는 쇄국이라는 된서리를 맞으면서 탄압받게 됐다.

그리스도교 포교를 용인하는 입장에 있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후 1587년 바테렌 추방령(伴天連追放令)을 통해 정반대 입장에 서게 된다.

1637년 나가사키현 시마바라에서 발생한 시마바라의 난은 쇄국이라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에도시대 초기에 일어난 일본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난이다.

일본의 초기 기독교인들을 일컫는 '기리시탄'들이 난의 구성원들로 밝혀지자 일본은 대대적인 쇄국을 단행하고 기리시탄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오이시 겐고 나가사키현 지사는 지난 23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항공 직항 항공편 운항 사실을 직접 발표하고 서울시관광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이시 지사는 "이번 운항 재개로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뿐만 아니라 나가사키현민들의 해외여행 편의성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나가사키에서 유럽으로 가기 위해서는 더 동쪽에 위치한 도쿄까지 1시간45분가량 가야 해서 시간상 손해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함께 방한한 시마자키 마사히데 나가사키현 관광연맹 회장은 "동북아 최대 허브인 인천공항을 이용하게 되면 나가사키현민들이 1시간 30분가량 이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장에서는 나가사키현이 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대 만큼이나, 인천공항을 세계로 뻗어나갈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마자치 회장은 "나가사키는 인천공항을 통해 세계로 나아갈 기회를 가지게 됐다"면서 "반도체 공장과 항공기 보유 등 다양한 산업과 함께, 물류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의 반도체 공장이 나가사키에 자리 잡고 있으며 쿄세라 공장도 곧 들어온다"면서 "반도체 업계의 전처리와 후처리와 관련해서 삼성과 협력도 가능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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