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녀 품어준 '마멀라'…의붓딸, 해리스에 감사 전해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공식적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22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는 의붓딸 엘라 엠호프(25)가 예민한 사춘기 시절 자신을 보듬어준 새엄마 해리스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했다.
해리스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자녀인 엘라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조카 미나 해리스, 대녀(goddaughter) 헬레나 허들린과 함께 찬조연설자로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엘라는 "카멀라는 내가 14세였을 때 내 인생에 들어왔다. 알다시피 10대에게 매우 편안한 시기"라고 말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가 절정에 달했을 무렵 새엄마를 맞이한 상황을 반어적 농담으로 풀어낸 이 발언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엘라는 이어 "많은 젊은이처럼 나 역시 내 감정을 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카멀라는 나를 위해 그 자리에 있어줬다"며 "그는 인내하고 배려했으며 항상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돌아봤다.
또 "그(해리스)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을 멈춘 적이 없다. 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말 엘라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해리스를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두고 "비참하고 자식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라고 공격한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앞장서서 해리스를 옹호하기도 했다.
엘라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콜(오빠)과 나 같은 귀염둥이 아이들이 있는데 (해리스가) 어떻게 '아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며 "나는 세 부모님 모두를 사랑한다"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녀를 낳은 적은 없지만, 2014년 엠호프와 결혼하면서 그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콜과 딸 엠마 남매를 키웠다.
엘라와 콜은 해리스에게 새엄마라는 말 대신 엄마(Mom)와 카멀라를 합친 '마멀라'(Momala)로 부른다면서 그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표한 바 있다.
이들 남매는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패션 디자이너이자 모델로 활동하는 엘라는 앞서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해리스 부통령의 가족 자격으로 참석했을 때 예사롭지 않은 옷차림으로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하던 엘라는 흰색 칼라에 금색 비즈 장식이 달린 체크무늬 미우미우 코트를 입어 '패셔니스타'로 회자됐고, 이를 계기로 그해 유명 모델 에이전시인 IMG와 계약하고 모델로 일하게 됐다.
뉴욕에서 니트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인 엘라는 이날 찬조연설 때도 옅은 푸른색과 흰색의 우아한 민소매 드레스와 그에 대비되는 팔 문신, 구두 안에 받쳐 신은 흰 양말 등으로 힙한 조화를 보여줬다.
그는 또 아버지를 통해 유대계 혈통을 이어받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모금 링크를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새엄마가 자유세계 지도자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 됐지만 뉴욕에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Z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창이 돼 왔다"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제작사에서 일하고 있는 의붓아들 콜(29)도 해리스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콜은 2020년 한 잡지 인터뷰에서 고교 3학년 때 해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를 좋아하게 됐다고 이야기했으며, 지난해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해리스에게 맡기기도 했다.
콜은 전당대회 둘째 날인 20일 아버지를 소개하는 영상의 내레이션을 맡아 자신의 "복합가족"(이전 결혼에서 태어난 자녀를 포함하는 재혼 가족)을 자랑스럽게 묘사했다. 영상 제작은 남매의 친모이자 엠호프의 전처인 영화 제작자 커스틴 엠호프가 맡았다.
콜은 영상에서 우리는 백악관의 다른 가족들과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미국의 모든 가족을 대변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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