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전대] 특별한 결혼기념일 "축하해 더기"…손키스 날린 엠호프

입력 2024-08-23 14:28
수정 2024-08-23 18:06
[美민주 전대] 특별한 결혼기념일 "축하해 더기"…손키스 날린 엠호프

해리스, '외조' 남편에 대한 '헌사'로 수락연설 시작…엠호프, 눈물 글썽

가족 총출동, 여동생 마야·조카 등 지지 연설…의붓딸 "늘 내 얘기 들어준 사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내 남편 더그에게. 나에게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 콜과 엘라에게는 아빠여서 고마워. 축 기념일. 나는 당신을 정말 많이 사랑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대관식인 전당대회 마지막 날 피날레인 수락연설을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에 대한 감사와 애정 표시로 시작했다.

이날은 2014년 결혼한 이들 부부의 10번째 결혼기념일이다. 해리스로서는 잊지 못할 결혼기념식 밤을 맞게 된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기념일 축하해, 더기"(happy anniversary, Dougie)라고 애정을 표현하자 관중석에 앉아있던 엠호프는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두차례에 걸쳐 손으로 입맞춤을 날렸다.

또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이 모두 끝났을 때는 무대에 올라 포옹한 뒤 애정어린 키스를 하기도 했다.



앞서 엠호프는 지난 20일 찬조연설에서 결혼기념일에 관련된 일화를 전하면서 후보 수락이 이뤄지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2일이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엠호프는 이날 무대 바로 앞에서 아내를 향해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다만 이날은 공식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엠호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라는 소개로 무대에 오르자 기립박수를 보내며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히고 손으로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그의 아들 콜, 딸 엘라 역시 옆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잘 나가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다 해리스 부통령과 결혼 후 외조에 충실해 온 엠호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 역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이 된다.

그는 첫 번째 부인이자 자녀들의 친모인 커스틴 엠호프와 2009년 이혼했고, 2013년 해리스 부통령을 지인 소개로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엠호프의 전처인 커스틴 역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줄곧 지지를 표명해 왔으며, 이번 전당대회 첫날 둘째 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응원하기도 했다.





이날 전대 마지막 날 무대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가족들이 총출동해 그를 응원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의 가족 중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 해리스 부통령이 걸어온 길에 헌사를 바치며 그가 바로 미국인의 삶을 돌볼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적으로 호명하고 무대로 올린 사람은 여동생 마야 해리스(57)였다.

변호사 출신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운동을 조력해온 마야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신이 주신 잠재력을 자유롭게 실현하고자 하는 열렬한 열망"이라며 "카멀라의 지난 삶은 우리 각자가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싸워온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카멀라는 과소 평가되고 무시당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며 "그는 약자(underdog)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면서도 여전히 역경을 극복하고, 미국 전역에 엄청난 낙관주의와 기쁨을 만들어냈다"며 "이것이 바로 이 역사적인 순간에 그녀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라고 언니를 응원했다.

마야가 연설하기 전에는 그의 딸이자 해리스 부통령의 조카인 미나 해리스와 해리스 부통령의 의붓딸인 엘라 엠호프(이하 엘라)가 무대에 올랐다.

미나는 해리스 부통령을 "내 이모"라고 부르며 "이모는 여동생인 17세 싱글맘을 도우면서 내게 헌신의 의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마야가 10대에 미혼모가 돼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언니인 해리스 부통령이 이들 모녀를 살뜰히 돌봐준 것을 언급한 것이다.

미나는 이어 "이모는 여전히 일요일마다 가족의 저녁 식사를 요리하고, 이제는 내 아이들까지 옳은 길로 인도하고 있다"며 "나는 그녀가 우리나라를 앞으로 인도할 것임을 안다"고 덧붙였다.



패션모델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엘라는 "카멀라는 내가 14세였을 때 내 인생에 들어왔다"며 반어적인 표현으로 "10대에게 매우 쉬운 시간으로 잘 알려진 시기"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이어 "많은 젊은이처럼 나도 내 감정을 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무슨 일이건 카멀라는 나를 위해 거기 있어 줬다"며 "그녀는 인내심이 강하고 상대방을 배려했으며 항상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돌아봤다.

또 "그녀는 내 얘기를 듣는 것을 절대 멈추지 않았다"며 "그녀는 우리 모두의 얘기를 듣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엘라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에게서 "자식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라고 공격받은 일이 소환되자 앞장서서 해리스를 두둔한 바 있다.

엘라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콜(오빠)과 나 같은 귀염둥이 아이들이 있는데 (해리스가) 어떻게 '아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나"라며 "나는 세 부모님 모두를 사랑한다"고 썼었다.

미국 언론은 혈연이 아니어도 끈끈한 결속력을 보여주는 이런 해리스 가족을 '모던 패밀리', '혼합 가족'(blended family) 등으로 표현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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