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서 후티 공격에 발묶인 유조선…원유 15만t '재앙' 우려

입력 2024-08-23 09:20
홍해서 후티 공격에 발묶인 유조선…원유 15만t '재앙' 우려

승무원 탈출·동력 상실한 채 정박중…"해안·어업·환경 위협"

선박 이동 계획 수립중…후티, 파마나 국적 상선 또 공격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고 홍해에 정박한 유조선 수니온호가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홍해 안보를 위한 아스피데스(방패) 작전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수니온호가 항해와 환경적 위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압다 샤리프 예멘 주재 영국 대사도 엑스에서 후티의 선박 공격을 "불법적이고 무모하다"고 비난하고, "또 다른 후티 공격이 예멘의 해안선, 어업, 환경 재앙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리스 유조선 수니온호는 전날 새벽 원유 15만t을 싣고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향하던 중 새벽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서쪽으로 약 77해리(142.6㎞) 떨어진 홍해상에서 공격을 받았다.

후티는 이날 수니온호를 공격한 사실을 인정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TV 연설에서 "수니온은 이스라엘 적과 연계되어 있고 점령지 팔레스타인 항구에 대한 입국 금지 결정을 위반한 회사에 속한다"고 말했다.

후티는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전쟁이 벌어지자 팔레스타인과 연대한다는 명분으로 작년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해왔다.

수니온호의 선사인 델타 탱커스와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 등에 따르면, 후티의 공격을 받은 수니온호에서는 화재가 발생했고 승무원들이 진화했다.

하지만 선박은 엔진 동력을 상실했고 현재 예멘과 에리트레아 사이 바다에 정박한 상태다. 선원들은 아스피데스 작전에 참여 중인 EU 해군 임무단이 전원 구조했다.

델타 탱커스는 선박 수리를 위해 수니온호를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전날 파나마 국적의 상선 SW 노스 윈드Ⅰ호도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리 후티 대변인은 SW 노스 윈드Ⅰ호 역시 이스라엘과 관련된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지금까지 홍해에서 외국 선박을 겨냥해 수십차례의 공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선박 2척이 침몰했고 최소 3명의 선원이 사망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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