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국무부 당국자, 뉴욕서 달라이 라마와 회동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회동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즈라 제야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차관 겸 티베트 문제 특별조정관과 켈리 라주크 백악관 인권 국장이 이날 뉴욕을 찾아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다.
제야 차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건강을 기원하고 티베트인들의 인권을 증진하고 그들의 독특한 역사적, 언어적, 문화적, 종교적 유산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지지하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티베트의 인권 침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과 중국과 달라이 라마의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만남이 중국 측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봉기를 일으켰다가 실패하자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왔다.
중국은 이후 그를 종교 인사가 아닌 반중국 분열 활동을 하는 정치적 망명자로 규정하고 그와 만남에 반대 의사를 표해왔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앞서 지난 6월 티베트가 오래전부터 자국 영토였다는 중국의 주장을 부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자금 지원을 골자로 한 '티베트 중국 분쟁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공화당의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으로 구성된 초당적 의회 대표단이 다람살라를 찾아 달라이 라마와 접견하고 주민들에게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당시 의회 대표단은 중국이 달라이 라마 후계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고 2010년 이후 중단된 대화를 재개하도록 압박을 행사할 것이라고도 시사했다.
달라이 라마가 지난 6월 무릎 치료를 위해 뉴욕을 찾자 중국은 그가 미국 고위직과 회동을 하지 않는지 촉각을 세워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달라이 라마와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 여러 차례 만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취임 이후 아직 그와 만난 적이 없다.
로이터는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이 회동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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