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전기·가스주, 18년 만에 최고 성적…경기방어·AI 효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아시아 지역의 유틸리티(전기·가스·수도) 기업 주가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경기방어주 수요를 등에 업고 18년 만에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MSCI 아시아 태평양 유틸리티 지수가 올해 들어 약 14% 오르며 2006년 이후 최고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업종별 지수 11개 가운데 기술주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정도다.
MSCI 아태 유틸리티 지수는 지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9년 이후로는 딱 한 해(2021년)만 수익이 났다.
올해 들어 지수 편입 종목 중 말레이시아 YTL이 80% 넘게 치솟았고, 인도의 토렌트 파워, 중국의 CGN 파워 등도 50% 이상 뛰었다. 인도의 NTPC와 파워 그리드, 일본의 간사이 전력이 각각 약 30% 올랐다.
중국 유틸리티주는 올해 들어 27% 상승하며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의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9%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아시아 증시에서 유틸리티주가 의외로 부상했으며, 추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승 배경으로는 정부의 지원 정책과 AI 관련 글로벌 전력 수요 급증이 꼽혔다.
또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우려로 경기 방어주와 고배당주로서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됐다.
ABRDN의 아시아 주식 수석 투자 이사인 데이비드 스미스는 "한 발짝 물러나서 폭넓고 변혁적인 성장 동력을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수년간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수요로 인해 에너지 그리드와 발전, 관련 소프트웨어에 상당 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 인구 증가와 확장적 재정 정책 속에 공급 부족으로 전력 가격이 올랐고 일본은 정부의 원전 재가동 가속화 계획이 호재가 됐다.
중국에선 경기 방어주 인기와 정부의 기후변화 목표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선 AI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켈빈 응 애널리스트는 "AI 관련 전력 수요 측정은 해당 기업들의 장비 사용량에 관해 알아야 하므로 매우 어렵다"며 "인도 외 아시아 유틸리티 회사들은 3∼5년간 수익 성장이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세계 성장 전망 관련 불확실성, 중동 긴장, 미국 대선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경기 방어주의 성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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