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전역 의사들, '국립병원 수련의 성폭행·살해' 항의 1일 파업

입력 2024-08-17 15:04
印전역 의사들, '국립병원 수련의 성폭행·살해' 항의 1일 파업

수련의 안전대책 요구…지난 9일 사건 발생 후 항의 목소리 지속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의 한 국립병원에서 최근 수련의가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전국 의사들의 1일 파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인도의사협회(IMA)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응급환자 대응 부서를 제외한 부서의 의사들이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IMA는 인도내 최대 의사단체로 35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이번 파업을 촉발한 사건은 지난 9일 인도 동부 서벵골주 주도 콜카타 소재 국립병원에서 일어났다.

이 병원 소속 여성 수련의(31)는 당일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위해 병원 내 세미나실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보고 병원 직원 한 명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집단 성폭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2012년 12월 수도 뉴델리에서 발생한 집단성폭행 및 살해사건에 견줘지면서 당국에 대한 항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형국이다.

당시 뉴델리에선 버스에서 한 여성이 집단성폭행을 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돼 인도는 물론 전 세계의 공분을 자아낸 바 있다.

이번 사건 이후 동료 수련의들이 항의 시위를 시작했고 이후 파업에 들어갔으며 일반 시민들도 동참하고 있다.

콜카타에선 이날 새벽 수천 명이 촛불 시위를 열었고 수도 뉴델리에서도 의사들이 시위를 벌였다.

IMA는 이날 성명에서 "교대근무를 하던 피해 수련의가 쉴 공간조차 없었다"며 당국은 국립병원 수련의들의 노동환경을 철저히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R.V. 아소칸 IMA 회장은 전날 로이터에 "인도 의사직 대다수가 여성"이라면서 협회가 그동안 여러 번 당국에 여성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맡은 인도 중앙수사국(CBI)은 다수의 의대생은 물론 해당 병원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서벵골주 주총리인 마마타 바네르지도 항의 시위 및 파업을 지지하면서 신속한 수사와 책임자에 대한 최대한 강력한 처벌을 당국에 요구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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