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쿠르스크 현장리포트' 伊 특파원 사법처리할 것"

입력 2024-08-17 00:56
"러, '쿠르스크 현장리포트' 伊 특파원 사법처리할 것"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 내무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현장 리포트를 제작한 이탈리아 언론인 2명을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고 텔레그램 뉴스 채널 바자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이날 "이들 언론인이 우크라이나 군대의 테러 조직과 함께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며 "러시아 연방 형법 322조에 따라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소속의 스테파니아 바티스타니 특파원과 시모네 트라이니 카메라 기자는 러시아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의 요충지인 수자 마을을 취재했다.

우크라이나의 수중에 넘어간 수자 마을의 생생한 모습과 주민들의 인터뷰가 전날 라이의 뉴스 프로그램인 TG1을 통해 방송되자 러시아 당국은 이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며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의 언론인과 정치인들은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규탄했다고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전했다.

라이의 기자 노조 우시그라이와 이탈리아 전국언론연맹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두 기자를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러시아 당국의 주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인 파올로 젠틸로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바티스타니 기자는 라이의 자부심"이라며 "두 언론인에게 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좌파 정당 '+에우로파'의 베네데토 델라 베도바 부대표도 "푸틴은 진실을 말하는 러시아 언론인을 투옥해왔다"며 "이제는 외국 언론인, 전쟁 특파원까지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PD) 소속의 필리포 센시 상원의원은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에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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