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에 美연착륙 기대 훈풍…닛케이 주간상승률 4년만에 최고
닛케이 3.64%·코스피 1.99%·자취안 2.07%↑…"엔화약세에 엔캐리트레이드 돌아와"
다음주 미·일 중앙은행 수장 메시지 주목…한은 금통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감에 힘입어 아시아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이번 주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년여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16일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36포인트(3.64%) 뛴 38,062로 마감했다.
닛케이지수가 38,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이날 하루 상승률은 올해 두 번째, 역대 아홉번째로 컸다.
닛케이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고, 이번 주에만 8% 넘게 뛰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 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 저점을 찍었던 지난 5일 종가 대비로는 20% 치솟으며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등 반도체 관련주가 한때 6∼7% 급등했고, 도요타자동차와 혼다 등 수출주도 강세를 보였다.
T&D 자산관리의 수석 전략가 히로시 나미오카는 "수출 업체들이 엔화 약세와 미국의 견고한 경제지표에 힘입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73포인트(1.99%) 상승한 2,697.23으로 장을 마쳤다. 다섯 거래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2,7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지수도 9.50포인트(1.22%) 오른 786.33을 나타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2.07% 상승 마감했고, 호주 S&P/ASX200은 오후 3시 55분 기준 1.34% 상승했다.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50개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지수인 MSCI APEX 50은 오후 4시 19분 기준 2.41% 뛰었다.
항셍지수는 오후 4시 4분 기준 1.84% 올랐다. JD.com이 실적 개선에 힘입어 9% 이상 급등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도 순이익이 27% 감소했지만,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간밤에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이 이날 아시아 증시 호조를 견인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2.34% 급등하고 S&P500지수가 1.6% 오르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모두 올랐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87% 상승했다.
미국 7월 소매판매가 깜짝 증가하고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2주 연속 감소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약해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주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미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며 성장을 계속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다음 달 연준의 빅 컷(0.5%포인트 인하) 전망은 급격히 후퇴했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금리인하 예상 폭을 1%포인트 미만으로 줄였다.
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현재 금융시장에선 9월 0.5%포인트 인하 확률을 25%로 보는데 이는 1주일 전(55%)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인베스코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데이비드 차오는 "경제지표를 보면 0.25%포인트 인하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2주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149엔 중반까지 상승해 150엔에 바짝 다가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엔 캐리 트레이드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 홀딩스는 헤지펀드와 기업 등이 다시 엔화를 빌려서 수익률이 더 높은 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주요 10개국(G10) 현물 거래 책임자인 앤토니 포스터는 미 소매 판매 지표가 나온 뒤 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곳곳에서 호주 달러와 파운드를 매수하기 위해 엔화를 매도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온라인 외환중개사인 ATFX 글로벌 마켓은 엔화 매도 포지션이 약 30∼40%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추이와 관련해서 23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의회 답변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도 예정돼있다. 전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금리동결 여부를 결정한다.
우에다가 비둘기파, 파월이 매파적 입장을 고수하면 양국간 금리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캐리 트레이드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다.
투자자들은 아직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포오드 자산 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언 아체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특히 저소득층에서 더 어려워지는 점은 분명하지만 소매 판매가 예상 보다는 좋게 나왔다"며 "그래도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며, 유틸리티 같은 경기 방어주나 미국 외 지역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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