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동 3명중 1명, 수리문해력 기준미달…원주민·시골 '심각'

입력 2024-08-14 11:37
호주아동 3명중 1명, 수리문해력 기준미달…원주민·시골 '심각'

"부모 교육·소득·피부색따라 격차"…연방·주정부는 재정 투입비율 놓고 줄다리기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아동 3명 중 1명은 수리 능력과 문해력 수준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주민 아동과 시골 지역에 사는 아동의 학습 수준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 내 9천400개 이상의 학교에서 약 130만명의 학생이 3, 5, 7, 9학년 대상 '국가 평가 프로그램 - 문해력 및 수리력'(NAPLAN)에 응시했다.

그 결과 3학년생의 경우 34.7%가 수리력에서 기준점 아래인 '발전 중' 또는 '추가 지원 필요'로 평가됐고, 31.8%는 문해력에서 기준점 아래 점수를 받았다.

다른 학년에서도 대부분 3분의 1 정도가 수리력과 문해력에서 기준점을 충족하지 못했고 10%는 추가 지원이 필요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원주민 학생은 수리력과 문해력 모두 3명 중 1명이 '추가 지원 필요'로 평가받았다.

도시와 시골 학교 간 격차도 컸다. 주요 도시 학생은 70.7%가 기준점을 넘어섰지만, 시골 학교 학생은 24%만이 기준점을 넘었다.

부모가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학생은 부모의 최고 교육 수준이 11학년 이하인 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경향도 나타났다.

제이슨 클레어 교육부 장관은 "부모의 월급이나 피부색, 사는 지역에 따라 인생의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되지만 이번 평가 결과는 여전히 그렇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방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하고 더 나은 학교 협약'에 모든 주정부가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160억호주달러(약 14조5천억원)를 더 투자해 12학년 졸업생 비율을 지금보다 7.5%포인트 높은 83.8%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연방 정부는 공립학교 자금 지원 비율을 현 20%에서 22.5%로 올리겠다고 했지만, 노던 준주(NT)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WA)를 제외한 다른 주들은 연방 지원 비율을 25%로 올려야 한다며 협약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코레나 헤이소프 호주교육노조(AEU) 연방 회장은 공립학교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은 결과라며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취도 격차를 줄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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