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간첩활동 1천건 적발"…대만 "교류방해 원흉은 中"(종합)

입력 2024-08-14 15:19
中 "대만 간첩활동 1천건 적발"…대만 "교류방해 원흉은 中"(종합)

中국가안전부 "대만독립 관련 모든 시도 파괴" 경고…대만도 중국인 감시 논란



(서울·타이베이=연합뉴스) 인교준 홍제성 기자 김철문 통신원 = 중국 당국이 대만의 간첩 활동을 1천건 이상 적발, 대만이 중국 본토에 심어놓은 대규모 간첩망을 분쇄했다고 밝히자 대만 당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지난 13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올린 게시물에서 최근 몇 년간 특수작전을 통해 대만 간첩 사건을 이같이 밝혀냈다며 "이들을 엄중히 처벌하는 한편 앞으로도 간첩 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안전부는 이어 "이 사건은 간첩 활동 및 국가기밀 유출과 관련 있다"며 "대만이 중국 본토에 설치한 대규모 '스파이 정보망'을 파괴(분쇄)했다"고 말했다.

국가안전부는 "대만 분리주의와 간첩 행위에 대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며 대만 독립을 추구하려는 모든 시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기관은 게시물에서 특히 2022년 8월 저장성에서 체포된 대만인 양즈위안(楊智淵)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국가안전부는 양즈위안을 '대만 독립 지도자'라고 비난하면서 "그를 체포한 것은 친독립 분리주의 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강력한 억제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2022년 8월 저장성 원저우에서 '분리주의 활동'에 가담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구금됐다.

그의 신병은 이듬해 4월 검찰로 넘겨져 현재 중국 법원에서 재판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당국은 곧바로 발끈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양즈위안이 중국에서 바둑을 가르치다가 중국 당국에 의해 불법 체포된 후 대만 독립 지도자라는 황당한 죄명이 씌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 간첩 활동을 1천건 이상 적발했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이 실적을 과장해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편으로는 교류를 촉진한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대적인 체포에 나서고 있다"며 이런 중국의 태도야말로 양안(중국과 대만)의 긍정적인 상호 교류를 방해하는 가장 큰 원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을 방문하는 대만인을 향해서는 "중국이 권위주의 통치 체제임을 인식하고 신변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외에도 최근 몇 년간 대만인이 간첩 혐의로 중국 본토에서 투옥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

대만 연구원 정위친(鄭宇欽)은 2022년 간첩 관련 혐의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줘룽타이(卓榮泰)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의 보좌관 출신이다.

대만 활동가인 리밍저(李明哲)는 2022년 석방되기 전 국가 전복 혐의로 중국 본토 감옥에서 5년 형을 선고받았고 대만 사업가 리멍쥐(李孟居)는 2019년 선전에서 무장경찰 사진을 찍다가 체포돼 간첩 혐의로 투옥됐다.

중국 당국은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 정부 출범을 전후해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국가안전부, 법무부는 지난 6월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 처벌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에는 샤오메이친 대만 현 부총통 등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 10명 명단도 공개했다.

대만 정부 역시 중국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와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푸젠성의 민속종교단체 회원 6명이 대만을 방문했다가 현지 보안 당국자들로부터 추적·감시를 받기도 했다.

명·청나라 시기의 무관이자 정치가인 정청궁(鄭成功)을 기리는 중국인들이 그의 활동 무대였던 대만을 찾았다가 일정 내내 대만 정부의 국가안보 분야 요원들이 동행하면서 감시해 사실상 스파이 취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만 보안당국인 국가안전국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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