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10월 발트해 가스관 파손, 홍콩선박 실수 탓" 인정

입력 2024-08-13 15:33
중국 "작년 10월 발트해 가스관 파손, 홍콩선박 실수 탓" 인정

홍콩 SCMP "中, 내부조사 거쳐 핀란드·에스토니아에 통보"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지난해 10월 발트해에서 발생한 해저 가스관·통신케이블 파손 사건에 대해 중국 당국이 "홍콩에 등록된 선박의 실수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내부 조사를 실시한 뒤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결과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 유럽 관련국 정부에 전달했다. 중국어로 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 발생 원인은 강한 폭풍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8일 핀란드에서 발트해 국가인 에스토니아로 이어지는 77㎞ 길이의 해저 가스관인 '발틱코넥터'와 해저 통신 케이블이 손상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사고 발생 직후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합동 조사를 시작했다.

두 나라는 홍콩 깃발을 게양하고 사고 현장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뉴뉴 폴라 베어'(NewNew Polar Bear)가 사고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며 이 선박과 중국 소재 선박 소유업체 '뉴뉴 시핑 라인'(NewNew Shipping Line)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면서 중국 당국에도 협조를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 역시 두 나라와 별도로 자체 내부 조사를 진행해 왔다.

앞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해당 선박이 지난해 10월 7일 밤 또는 8일 아침 해저에 닻을 끌어서 중요한 가스 케이블을 끊고, 양국을 잇는 두 개의 통신 케이블도 손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이 홍콩 선박 실수로 인한 사고라는 사실을 관련국에 정식 통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중국과 핀란드, 에스토니아 모두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더욱 밀착해 온 중국에 대한 발트해 국가들의 의심이 고조되는 시기에 발생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앞서 재작년 9월에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이 폭발해 가스가 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덴마크와 스웨덴 당국은 모두 사보타주(파괴공작)가 폭발 원인이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사건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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