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예고편일까…저임금 근로자 일자리 확 줄어
BoA 최고경영자 "조만간 금리 안내리면 소비자들 실망할 것"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고용시장에서 저임금 근로자 일자리가 확연히 줄고 있다.
소매점 판매원이나 창고직원, 가정부 등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치던 고용주들이 요즘에는 남아도는 인력을 해고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예고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요즘 미국 고용시장에서 시간제 노동자를 구하기가 쉬워졌다면서 이들 인력을 구하는 업체들이 속속 구인 공고를 철회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 청소업체인 ABM 인더스트리스에는 "현재 인력 채용 중이 아니다"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청소원을 구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던 이 업체가 이런 표지판을 붙인 것은 아주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몇 달간 저임금 근로자가 일자리를 찾기는 아주 쉬웠다. 기술 기업부터 은행에 이르기까지 대기업들은 채용을 줄여왔지만, 판매원이나 식당 종업원, 가정부 등은 늘 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상황도 바뀌고 있다.
제조업체 존 디어는 지난 11월 이후 시간제 근로자의 약 15%인 2천100명을 감축했다.
스피릿 항공은 승무원 모집을 중단하고 일부에게는 자발적인 무급 휴직을 권했다.
보육업체 브라이트 호라이즌스 패밀리 솔루션스는 직원 채용이 쉬워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방위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해군 함정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일용직 노동자들을 쉽게 구한다고 밝혔다. 건설업체도 일용직 근로자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식당 종업원도 채용이 쉬워졌다.
외식업체 체인 BJ's 레스토랑의 채용 담당자들은 얼마 전까지 200개 이상의 식당에서 일할 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채용 박람회를 여는 등 온갖 아이디어를 짜냈지만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여전히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지만, 기존 직원의 추천을 받아 충당하거나 채용 공고만 내도 구직자들이 몰려온다.
이 회사 토마스 후덱 최고 재무 책임자는 "감히 말하지만 이제야 정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럭 운전사를 포함해서 일부 직종은 여전히 구인난이 심하다.
쓰레기 운반업체 리퍼블릭 서비스의 존 밴더 아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30년은 운전자가 계속 부족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미국 소비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1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일단 부정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하면,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연준 결정에 대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발언을 겨냥해 "세계적으로 봤을 때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운영되는 중앙은행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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