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중재국에 '15일 협상' 거부…"기존 휴전안 이행해야"
미국·이집트·카타르 등 제안에 사실상 불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앞서 가자협상 재개와 관련해 중재국이 오는 15일로 제안한 회담을 사실상 거부하고, 기존 휴전안 이행을 촉구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 악시오스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미국, 이집트, 카타르 중재국이 제안한 새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이들 중재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휴전·인질석방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15일 회담을 재개하라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재국에 2024년 7월 2일 당시 바이든 구상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기반으로 우리가 합의한 것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15일 제안을 거부했다.
하마스가 언급한 기존 합의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공개한 3단계 휴전 방안에 대해 하마스가 제시한 수정안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4일 하마스는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를 통해 새 휴전안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는데 여기서 그동안 고집해온 선제적인 영구 휴전 요구를 접고, 16일간 군인과 성인 남성 등 남은 인질 석방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이번 성명에서 "중재자들은 점령자(이스라엘)의 침략을 가리고 우리 국민에 대한 대량 학살을 계속하도록 시간을 주는 추가 협상이나 새로운 제안 대신 이것(기존 협상안)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하마스는 그간 협상 과정에서 유연성을 보여왔지만, 오히려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는 등 협상에 적절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하마스가 새 협상을 거부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더 나은 협상 조건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하마스의 성명이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 가능성에 앞서 더 나은 협상 조건을 얻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며 "하마스가 협상장으로 나오지 않으면,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그들의 군대를 계속 섬멸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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