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앞에서 또 탈출한 카탈루냐 독립지도자…스페인 당국 비상

입력 2024-08-09 11:19
경찰 앞에서 또 탈출한 카탈루냐 독립지도자…스페인 당국 비상

경찰관 300명 배치했지만 체포 실패…탈출 도운 경찰 간부 2명 체포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7년간의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카탈루냐 독립지도자가 경찰 포위망을 뚫고 사라지자 스페인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카탈루냐 경찰이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체포하기 위해 수색 작업과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푸지데몬 전 수반은 이날 오전 바르셀로나 중심가 공원에서 소속 정당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가 마련한 환영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지자들 앞에서 카탈루냐 분리독립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연설을 한 뒤 행사장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푸지데몬 전 수반 측은 이날 행사에 앞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허용해줄 경우 연설 후 자수하겠다고 경찰에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푸지데몬 전 수반을 체포하기 위해 300여명의 인력을 배치했지만, 체포에 실패했다.

입장과 퇴장 과정에서 지지자 수십명이 푸지데몬 전 수반을 둘러싸고 경찰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와 관련, 현지 경찰 간부 2명이 푸지데몬 전 수반의 탈출에 협력한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된 경찰 간부 중 1명은 푸지데몬 전 수반에게 탈출에 사용한 승용차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푸지데몬 전 수반이 다시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막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은 중세 시대부터 독자적인 법과 제도, 언어와 역사가 있었다.

현행 스페인 헌법은 카탈루냐에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완전한 분리독립에 대한 요구도 꾸준히 커졌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었던 푸지데몬은 2017년 10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당시 국민투표 결과는 독립 찬성이었으나, 중앙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투표를 강행한 자치정부 지도자들을 처벌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도 자신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벨기에로 도피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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