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소수 힌두교도 수백명, 탈출 위해 인도 국경 몰려"

입력 2024-08-08 17:08
"방글라데시 소수 힌두교도 수백명, 탈출 위해 인도 국경 몰려"

'도피' 하시나 전 총리 이끄는 정당과 힌두교도 가까운 관계로 인식돼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무슬림이 다수인 방글라데시에서 반정부 시위로 총리가 도피한 가운데 소수 종교 힌두교 신도 수백명이 탈출하기 위해 인접국인 인도 서벵골주 국경에 몰려 있다고 AF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일은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지난 5일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 진압했다가 유혈사태가 빚어지자 사임하고 인도로 달아난 뒤 사회적 혼란이 이는 가운데 일어났다.

방글라데시 일각에서는 힌두교 신도들이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세속주의 정당 아와미연맹(AL)과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시나 총리가 퇴진하자 방글라데시 내 일부 힌두교 신자가 운영하는 기업체와 주택이 공격받았다. 이에 불안을 느낀 일부 힌두교 신도가 인도 국경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도국경수비대(BSF) 간부인 아미트 쿠마르 티아기는 AFP에 "주로 힌두교 신자들인 방글라데시인 수백명이 (서벵골주) 국경을 따라 여러 곳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일부 BSF 대원은 이들 힌두교 신도를 통제하느라 공포탄을 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군 병력과 대학생이 공공질서 유지에 나서면서 치안 상황이 크게 개선됐지만, 하시나 전 총리 지지자들과 AL 당원들에 대한 보복성 공격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소수종교 관련 단체는 힌두사원 최소 10곳이 지난 5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남부 쿨나주 바게르하트 지역의 한 병원 관계자는 힌두교 신자 1명이 구타당해 숨졌다고 말했다.

14억명 인구의 80%가량이 힌두교 신도인 인도 정부는 방글라데시 내 소수 힌두교 신자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슬림이 전체 1억7천만여명 인구의 90% 이상인 방글라데시에서 힌두교 신자들은 약 8%(1천300만여명)에 달한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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