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엔화 강세 전망 접어…환율 급변 속에 불확실성↑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자제 입장을 내면서 금융시장에서 엔화 강세 전망은 약해졌지만, 이번 주 환율 급변동 속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헤지펀드들이 엔화 강세 베팅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 PLC의 외환 옵션 거래 글로벌 책임자인 루 치르 샤르마에 따르면 전날 일본은행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의 비둘파적(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발언으로 인해 다음 달 엔화 가치 상승과 관련한 위험을 헤지하는 비용이 3분의 1 줄었다.
그는 "1개월 만기 엔 콜 옵션 매수와 풋옵션 매도 간의 프리미엄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우치다 부총재는 7일 강연에서 "금융 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은 꽤 높은 비용을 들여서 현재 수준에서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헤지펀드들이 향후 엔화 전망에 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샤르마는 "단기 자금들은 지난 48시간 동안 거래에 적극 참여했지만, 기업들과 장기 자금은 안정성이 더 커질 때까지 관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엔화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일본은행의 금리 방향 전환 과정에 크게 요동쳤다.
엔화 가치는 지난달 31일 일본은행 금리 인상 이후 강세를 보였고, 월요일인 5일엔 141엔대를 찍으며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10일 달러 대비 161엔을 넘어서며 37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슈퍼 엔저'였을 때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다.
그러다가 엔화는 전날 우치다 부총재 발언 이후엔 40분 만에 달러 대비 2.9엔 뛰며 147.9엔을 기록했고, 이날은 146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도 엔화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일본은행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 내용이 전날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과는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정책위원 중 한 명은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후반에 물가 목표를 실현한다는 점을 전제로 정책금리를 중립 금리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원은 "가장 낮아도 1% 정도로 보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올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OCBC 은행의 투자 전략 담당 이사인 바수 메논은 "일본은행이 지금 잠시 멈췄을지 몰라도, 앞으로 정책 정상화를 향한 여정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그는 "시장이 부정적인 뉴스와 기타 글로벌 불확실성에 아직 취약하기 때문에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ANZ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론 졸너와 전략가 데이비드 크로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만큼 기준금리를 내리고 일본은행이 다시 금리를 올리더라도 일본이 미국에 비해 금리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조만간 끝날 것 같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이 위험 포지션을 줄이면서 엔화 움직임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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