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 나선다…'안전 원칙' 선포

입력 2024-08-08 14:05
삼성전자, 임직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 나선다…'안전 원칙' 선포

기흥 6라인 물류 자동화 확대…외부 전문기관과 협력 확대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 16곳 운영…MRI·CT·입원 식대도 제공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임직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 등을 위해 물류 자동화 비중을 확대하는 등 사업장 안전과 임직원 건강 관리를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



8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임직원에게 기흥사업장 6라인 내 웨이퍼 박스 물류 작업의 자동화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근무 환경 개선 방안을 공지했다.

기흥사업장 6라인은 8인치 웨이퍼로 자동차·가전 등에 쓰이는 레거시(구형)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라인으로, 이곳의 물류 자동화 비중은 현재 44%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최대한 신속히 자동화를 확대해 근무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앞서 DS 부문 조합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파업 기간 8인치 라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손가락 변형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근골격계 질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개선된 구조의 웨이퍼 박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새 웨이퍼 박스는 기존보다 가볍고 잡기 편해서 작업자가 힘을 덜 들이고 안전하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새 웨이퍼 박스는 이미 일부 현장에 투입돼 테스트 중이며, 검증이 완료되면 전량 교체를 진행할 방침이다.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근무환경 개선과 건강증진에 관한 아이디어, 개선이 필요한 제도와 문화에 대한 임직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로 하고 상시 제보를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5대 기본원칙과 5대 절대원칙으로 구성된 '임직원 안전 원칙'을 공지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5대 기본원칙은 '자신과 동료의 안전을 지킨다'는 목표 아래 교통안전, 동료 안전, 작업 중지, '아차 사고' 등록(사고가 날 뻔한 상황을 신고채널에 등록), 사고 신고 등이다.

'안전할 때만 안전하게 작업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5대 절대원칙은 안전 수칙 준수, 보호구 착용, 안전장치 우회·해제 금지, 고위험 작업 허가 필수, 비정상 작업 시 원칙 준수 등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건강 증진, 질병 예방을 위해 전문적인 조직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중 근육 피로 해소와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현재 전국의 사업장에서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 16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건강운동 관리사, 생활스포츠 지도사 자격을 보유한 운동지도사와 물리치료사들이 상주하며 전문 상담, 기능 평가 및 측정, 결과 분석, 운동 처방 및 치료 등 1:1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임직원에게는 근골격계 보조도구와 '찾아가는 근골격계 프로그램'을 통한 그룹별·개인별 맞춤 운동도 제공한다.

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2회 의무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직후 평가에서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수료가 가능하다.

업무상 사고 산재의 경우 사내소방대 출동, 사고보고서 확인 등 다양한 선제적 모니터링을 통해 당사자에게 직접 산재 관련 내용을 안내한다.

아울러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에서도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검사료, 입원 기간 중 본인 식대에 대해서는 전액 지원 중이다.

건강 문제로 인한 휴직 기간에는 월 급여의 일부를 지급한다. 직무상 질병, 부상 등에 대해서는 최대 병결 1년, 휴직 6년을 지원할 뿐 아니라 직무 외에 대해서도 최대 병결 6개월, 휴직 3년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10년 국내 최초로 임직원의 중장기 건강을 연구하는 '건강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연구소에는 산업보건전문의 4명을 포함한 총 17명의 연구원이 근로자의 직업병 예방과 중장기 건강 영향을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 539건의 자체 과제를 수행하고 89건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2019년 1월부터 외부 독립기구인 '반도체·LCD 산업보건 지원보상위원회'를 통해 각종 암, 희귀질환, 생식질환, 자녀질환에 대한 지원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에 따라 퇴직 후 5∼15년 이내 발병 시 지원하고 있는데, 백혈병의 경우 지원 보상액이 최대 1억5천만원이다. 또 지원 보상을 받은 이후 해당 질병으로 만 65세 전 사망한 경우에는 지원보상액과 별도로 사망위로금을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삼노는 최근 인권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와 산재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반올림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반도체 노동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결성, 현재까지 산재 노동자 권익 보호에 힘쓰는 단체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산재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피해자가 쉽게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삼노는 현재 기흥 6라인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