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산 지연 배달대행사 조사…피해자 고소 준비(종합)

입력 2024-08-08 14:52
공정위, 정산 지연 배달대행사 조사…피해자 고소 준비(종합)

만나플러스 운영사 만나코퍼레이션, 라이더·총판 수수료 출금 제한

피해자들, 비대위 꾸려 형사 고소·고발 예정



(세종·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전재훈 기자 = 배달대행업체 운영사 만나코퍼레이션에서 라이더 배달료 등의 정산 지연 문제가 발생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피해를 본 라이더와 총판(지역 대리점을 관리하는 지사)업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형사 고소·고발에 나설 예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서울 구로구 만나코퍼레이션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만나코퍼레이션은 배달 대행 플랫폼인 '만나플러스' 운영사다.

식당 등 업주가 만나플러스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업주가 만나플러스에 예치해둔 돈에서 배달료와 수수료만큼 차감돼 각각 라이더와 총판업자에게 포인트 형식으로 정산됐다.

라이더와 총판업자는 이 포인트를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계좌로 출금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라이더 배달료와 총판업자 수수료 출금이 제한되기 시작했다.

'1일 1회 100만원'이던 출금 제한은 '1일 1회 30만원', '1일 1회 10만원'으로 점차 줄었다고 한다.

줄어든 한도마저 제때 출금되지 않고 지체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정위는 "조사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며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산 지연 피해를 본 총판과 라이더들은 '전국 만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형사 고소·고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 지역 총판 대표 A씨는 "비대위를 꾸리는 대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함께 고소·고발장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결성을 위해 꾸려진 오픈 채팅방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80여명이 들어와 있다.

피해자들과 라이더유니온은 이르면 다음 주 중 만나 법적 대응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업계에선 피해 금액이 85억원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피해 규모가 수백억원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만나플러스를 통해 하루에 오가는 돈이 수억원인데, 수개월 동안 미정산금이 쌓였으니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지난 5일까지 미정산금 중 62%를 총판·라이더가 인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면서도, 전체 미정산금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업체 관계자는 출금 제한과 미정산 이유에 대해선 "배달 건수가 줄어드는 등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9월 시행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에 따른 시스템 개발·점검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진행하고 있던 투자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여러 요인으로 출금 제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중으로 남은 정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trauma@yna.co.kr,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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