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발사체 갈등' 한화 "분쟁조정위 심사 방침 정하고 계약"
한화에어로, 지재권 공동소유 둘러싼 이견에 "법적 절차 따르기로"
항우연 "계약 과정서 단독소유 설명"…8일 우주청서 조정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차세대 발사체 사업 지식재산권을 둘러싸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갈등을 빚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계약 과정에서 이견을 확인한 후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서 심사받겠다는 자체 결론을 내린 채 우선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에어로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내고 "한화는 사업 수행을 위해 정부 예산과 별도로 설계와 제조를 위한 시설투자와 인건비를 투자할 계획으로 당사 기술과 투자가 들어간 공동개발 결과에 아무 권한을 갖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양측은 국가사업인 차세대 발사체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지식재산권이 단독 소유인지 공동 소유인지 여부를 놓고 맞서고 있다.
항우연은 이 사업이 구매요구 단계부터 단지 물품 제작 계약이었으며 연구개발혁신법 제16조와 관련 시행령 32조 등에 따라 계약을 통해 발생하는 지식재산권은 주관연구개발기관인 항우연 소유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 측은 사업제안 요청서와 자료 내의 구매요약서를 기준으로 이번 사업을 공동개발사업으로 판단했고, 혁신법에 따라 공동개발 사업의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한화에어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계약을 취소할 때 받는 불이익처분 등을 고려해 우선 계약을 맺은 후 이의제기 등 법적 절차를 밟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는 "이견에 대해 통상적인 국가계약절차에 따라 추후 조정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 측은 계약 때까지 한화의 이런 입장을 몰랐으며, 계약 전 기술 협상 과정에서 양측 전문가가 참석해 한 달가량 논의하며 지재권 단독 소유 계약조건을 설명한 만큼 협상이 이미 완료됐다는 입장을 냈다.
항우연은 지재권을 공동으로 소유하면 항우연이 다른 기업에 관련 기술을 제공할 때마다 한화에어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사실상 한화가 독점 소유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는 기술 제공 과정에서 자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추가 단계가 필요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동소유로 한다 해도 타 기업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양측은 사업과 관련해 합의를 위한 이면계약이 존재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 적극 해명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별도의 이면계약은 어떠한 형태로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면계약이 있다면 조정위를 거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우연도 "조달청을 통해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한화에어로와 조달청 간 사업이 계약됐다"며 "(양측 간) 별도 이면 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는 법무법인 율촌에 이어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는 "뉴스페이스 시대 정책에 맞춰 차세대 발사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우주항공청 및 항우연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당사와 항우연 이견은 상호 협의를 통해 원활히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주청은 8일 양측 갈등 조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주청은 전날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개청 직후부터 항우연과 한화에어로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를 주관하는 등 지재권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 노력을 펼쳐 왔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도 이런 조치의 하나로, 관련 논란이 불거지지 전 이미 예정돼 있던 간담회라고 우주청은 밝혔다.
우주청은 "조정위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결론에 이르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측이 충분히 논의해 가며 미래 우주항공 기술력과 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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