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1.4억명 즐기는 카드게임 '관단' 사흘 연속 비판

입력 2024-08-07 16:40
中 관영지, 1.4억명 즐기는 카드게임 '관단' 사흘 연속 비판

금지령 본격화하나…"국영기업에는 이미 금지 조치 하달"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관영지가 1억4천만명이 즐기는 카드 게임 '관단'(?蛋)을 사흘 연속 비판해 금지령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청년보는 7일 '관단이 만든 이너서클 문화(圈子文化)를 깨는 것이 시급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은 배우기 쉽고 2명씩 짝을 지어 협력하고 게임하는 재미가 짜릿하다는 특징이 관단을 대인 관계의 좋은 도구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일부가 정치적 빌붙기와 이익 추구를 도모하는 데에 관단이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청년보는 지난 6일 칼럼에서도 관단이 '탕핑'(?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풍조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일에는 일부 당 간부가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심취해 일주일에 10여시간 관단을 하며 업무를 소홀히 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관단 금지령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국영 기업에는 이미 관단 금지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국영 기업 관계자는 홍콩 성도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중앙 국영 기업 내부에는 모두 관련 금지령이 하달됐다"면서 "사무실에서 관단이 금지됐고 주요 간부에도 게임을 조직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일부 공무원이 처벌받은 항목 가운데는 관단도 포함됐다.

2013년 관단 유래지인 장쑤성 화이안에 처음 관단문화협회가 성립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지난 5월만 해도 각각 네이멍구와 베이징 옌칭구에서 열린 관단 대회에는 국영 직원 임직원과 군인들이 대거 참가하기도 했다.

관단은 4명이 2명씩 팀을 이뤄 하는 카드 게임이다. 손에 쥔 카드들을 모두 내려놓는 팀이 승리한다.

현재 중국 인구의 10분의 1인 1억4천만명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즈니스 및 정치계의 새로운 사교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중국 내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중국 관료들과 만나 비즈니스를 하려면 관단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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