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도피' 하시나 전 방글라 총리, 英망명 불투명…"美 등 검토"
영국 "해당 이민법 조항 없다…첫 도착국서 망명 신청해야"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반정부 시위대에 쫓겨 퇴진한 뒤 인접국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애초 고려했던 영국 망명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다른 국가로의 망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일 군용기를 이용해 인도 북부 힌돈 공군기지에 도착한 하시나 전 총리는 뉴델리 시내 안가로 이동한 후 영국 망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영국 당국은 그의 망명을 수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내무부 관계자는 전날 NDTV에 "영국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호를 제공한 자랑스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영국 이외 지역에 있는 사람이 망명이나 임시 난민 지위를 신청하기 위해 영국으로 여행하도록 허용하는 (이민법)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국을 떠나) 가장 먼저 도착한 안전한 나라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이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에서 망명을 신청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와 동행하는 여동생 셰이크 레하나는 영국 시민권자로 레하나의 딸 툴립 시디크는 영국 노동당 소속 정치인이다.
일각에서는 영국 당국이 하시나 전 총리의 망명과 관련, 그가 이끄는 정당 아와미연맹(AL)의 경쟁 상대인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으로부터 압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그가 인권침해 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어 그의 망명을 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과거에 영국은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 등 파키스탄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망명을 허용한 바 있다.
하시나 전 총리 측은 영국 망명이 불확실해지자 친척이 있는 핀란드와 미국은 물론 러시아, 벨라루스 등도 선택지에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인도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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