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퇴진' 방글라 과도정부 수장에 노벨상 유누스…"총선 관리"(종합)
대통령·군부·시위 지도자 회의서 결정…유누스, 파리서 곧 귀국할 듯
(서울·뉴델리=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유창엽 특파원 =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84)가 반정부 시위와 총리 사퇴로 혼란스러운 방글라데시 상황을 수습할 과도정부 수장을 맡게 됐다.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함메드 샤하부딘 방글라데시 대통령의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이 군부, 반정부 시위 주도 대학생 지도자, 시민단체 대표들과 전날 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유누스가 대학생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과도정부 최고 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의 빈곤퇴치 운동가로, 빈곤층 무담보 소액 대출을 위해 그라민은행을 설립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 집권기에 부패와 횡령 등 혐의로 피소되자 정치적 동기에 따른 탄압이라고 맞서왔다.
신병 치료 등을 위해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유누스는 곧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유누스는 샤하부딘 대통령이 전날 의회를 해산함에 따라 헌법에 따라 90일 이내 실시하게 될 총선을 관리하게 된다.
이번 시위를 이끈 학생단체의 핵심 지도자 중 한 명인 나히드 이슬람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 등과 전날 4시간 동안 연 회의에 대해 "결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슬람은 회의에서 과도정부에 들어가 일할 시민·대학생 대표 10∼15명 명단도 전달했다면서 과도정부 멤버(고문)는 여러 정당과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빨리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은 또 유누스가 작은 수술을 받았다며 이르면 이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고 부언했다.
현재 수도 다카에서는 대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이 시내 교통질서 등을 유지하고 소수 종교 예배당 등을 지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누스가 과도정부 수장으로 선택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과도정부가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6월 다카 고등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할당제 부활을 결정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났다.
이후 하시나 총리가 시위대에 밀려 지난 5일 사임하고 인도로 도피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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