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김태효 정치관여 의혹 다룬 KBS라디오에 의견진술
2명 임기 종료로 당분간 3인 회의…류희림 "국회가 위원 조속 추천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조현영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정치관여죄 혐의에 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김 차장이 개입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1AM '주진우 라이브'(현재 폐지)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앞서 대법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던 김 차장에 대해 2022년 10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정치 관여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그러나 진행자 주진우 씨는 지난해 5월 15일 방송에서 "군이 정치 관련된 댓글을 달았어요, 나라를 안 지키고. 그런데 그때 청와대와 국방부가 컬래버레이션을 했다는데", "한 사람은 김관진, 한 사람은 김태효" 등이라고 언급해 민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정수 위원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난 건인데 1차 사건에 개입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방송했다"고, 강경필 위원은 "김 차장 입장에서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으로 선고유예 받은 건 정치 관련 댓글과는 무관한 일인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석 위원도 "김어준 라디오 방송이 떠오른다. 안보 관련 중요 사항이기 때문에 어떤 의도였는지, 실수였는지 관계자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허연회 위원도 "허위 방송인 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류희림 위원장은 "치명적 오보였고 경위가 어땠는지 관계자 진술을 들어보자"고 해 전원 일치로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방심위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간접광고 상품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상품을 이용하는 장면을 출연자들의 언급, 자막과 함께 구체적으로 소개한 tvN '나나투어 위드(with) 세븐틴'에 대해서도 관계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최근 연임한 류희림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 위촉한 강경필·김정수 위원, 이날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우석·허연회 위원이 참석했다.
김우석·허연회 위원의 임기가 종료되면 정원 9명 중 3명만 남기 때문에 방심위는 법정제재 기능이 있는 방송심의소위원회와 광고심의소위원회는 전체 회의로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류 위원장은 회의 말미 "새로운 위원들이 온 후 방심위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방송과 통신에 범람하는 불법 유해 콘텐츠로부터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 대상 불법 도박 사이트 문제는 청소년의 영혼을 병들게 하는 심각한 범죄이고, 쯔양 사태에서도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온갖 불법을 일삼는 유튜버들의 행태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심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이유가 불법 유해 콘텐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인 만큼 국회에 임기가 만료된 6명의 심의위원에 대해 이른 시일 내 추천해주길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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