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수뇌 암살에 이란혁명수비대 내 공작원 동원"
영국 대중지,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경호부대원 포섭설 보도
"내부에 책임회피 '비난게임'"…"혁명수비대, 개혁파 대통령 욕보이려 방조"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부대원들을 공작원으로 이용했다고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던 하니예는 지난달 31일 혁명수비대가 경호를 맡은 귀빈용 숙소에서 폭사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하니예 암살을 위해 이란의 보안요원 두 명을 고용했다는 이란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애초 지난 5월 헬기 추락 사고로 급사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하니예를 노렸으나, 암살 작전을 계획했던 건물에 많은 사람이 모여들자 작전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란인 공작원들은 하니예가 추후 머물 가능성이 있는 테헤란 북부의 혁명수비대 방문객 숙소에 딸린 방 세 개에 각각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숙소 CCTV 영상을 가지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공작원들이 숙소에 침투해 몇 분 만에 여러 방을 드나들면서 은밀하게 움직인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들 공작원은 폭발물 설치 이후 이란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의 한 관계자는 텔레그래프에 이들의 정체와 관련해 "모사드가 안사르 알-마흐디 경호 부대의 요원을 고용했다는 것이 이제는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부대는 이란 고위 공무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대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초대한 최고위급 인사가 혁명수비대가 관리하는 숙소에서 사망한 후 혁명수비대 내부에서는 서로가 보안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비난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의 해외작전을 총괄하는 에스마일 카아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번 사건으로 해고나 체포, 처형될 가능성이 있는 관련자들을 소환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최고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지난 이틀간 모든 지휘관을 여러 차례 소환해 답변을 요구했다"며 "그에게는 보안 실패를 해결하는 것이 복수를 추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쪽에서는 보수적인 혁명수비대가 개혁파로 분류되는 신임 대통령의 평판을 깎아내리려고 하니예 암살을 방조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한 보좌관은 혁명수비대가 외교나 정치개혁에 대한 견해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온전한 뇌를 가졌다면 대통령 취임 첫날에 이런 일이 우연히 일어났다는 사실을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취임 첫 며칠 동안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르는데, 이는 전부 혁명수비대 때문"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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