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유괴 中영화 실제 주인공, 대학생 됐다…축하·격려 쇄도
14년만에 부모 품에 돌아온 사연 다룬 '디어리스트' 2014년 中서 큰 반향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아동 유괴 사건을 다룬 중국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14년 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와 대학에 합격했다는 사연이 중국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달 말 중국 난징공업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은 21세 쑨줘(孫卓)씨다.
쑨씨는 4살 때인 2007년 10월 광둥(廣東)성 선전(深?) 집 근처에서 한 남성에게 납치돼 산둥(山東)성의 한 가정에 팔려 갔다.
아버지 쑨하이양씨 등 부모는 14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쉬지 않고 아들을 찾았고 그 노력은 마침내 2021년 12월 꿈에 그리던 아들과 재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얼굴 인식 기술과 DNA 검사를 통해 쑨씨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실종된 자녀를 애타게 찾는 가족의 애환을 다룬 영화 '디어리스트'(Dearest·중국명 親愛的)의 모티브가 됐다.
영화 '톈미미'(甛蜜蜜·첨밀밀)로 유명한 홍콩 영화계 거장 천커신(陳可辛·진가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자오웨이(趙薇), 황보(黃渤)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이 영화는 2014년 개봉돼 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고 중국에서 아동 유괴와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후 2016년 한국에서도 정식 개봉돼 한국 영화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영화가 개봉된 이후 중국 당국은 2016년부터 실종아동 정보공유 시스템 운영에 나서 안면인식 기술과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8천여 명의 미아를 찾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지금도 해마다 2만 명의 어린이가 납치돼 국내와 해외 가정에 입양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대학에 합격한 쑨씨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SNS에는 축하와 격려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적응해 대학 입시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칭찬했고, 다른 누리꾼은 "행복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보내기를 바란다"며 "처음 20년은 고생이 많았지만, 앞으로의 삶은 순탄하길 기원한다"며 그의 앞날을 축복했다.
그는 올가을부터 난징공업대학 물리·수리과학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이 대학은 화학과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 분야에 특화된 지역 명문대학이다.
난징공대도 공식 더우인(?音·Douyin·중국의 틱톡) 계정을 통해 쑨씨에게 "사랑과 배려가 넘치는 난징공대에 입학한 것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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