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미국 따라 오락가락…반도체株 피크아웃?

입력 2024-07-31 16:31
[마켓톺] 미국 따라 오락가락…반도체株 피크아웃?

엔비디아 급락→시간외 상승 영향…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어렵사리 반등

"아직 피크아웃 멀었다" vs "한미반도체 밸류에이션 낮춰야"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대표적인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가 31일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전장 대비 5천700원(3.02%) 오른 19만4천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하락 출발해 1.96%까지 낙폭을 키우다가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24만1천원과 비교하면 19% 내리며 강한 조정을 받고 있다.

한미반도체[042700]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 5.36%까지 내리다가 2천500원(1.94%) 오른 13만1천200원에 마감했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는 한미반도체는 이달 들어 23% 하락했다. 지난달 14일 최고가를 찍은 19만6천200원과 대비해서는 33% 떨어졌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에 HBM 제조 장비 TC 본더를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두 종목의 장 초반 약세는 간밤 엔비디아가 미국 증시 정규장에서 7.04%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과열 우려와 맞물려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엔비디아가 아닌 알파벳의 AI 칩을 사용한다는 소식이 악재가 됐다.

그러나 엔비디아 대항마로 평가받는 AMD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7%대 올랐고, 엔비디아도 AMD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5%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AMD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등했고 엔비디아도 함께 반등했다"며 "이는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국내 HBM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전장보다 2천900원(3.58%) 오른 8만3천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매출이 28조5천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천500억원을 기록했다고 확정 실적을 공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8천300억원, 10조8천100억원 증가했다.

최근 외신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가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주가가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린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종목은 아프지만 버텨야 하는 시기"라며 "엔비디아 급락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뒤늦은 비중 축소보다는 업황의 견조함이 확인되는 순간까지 보유 또는 매수 접근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피크아웃은 멀었다"며 "빅테크 투자 강세는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 업종에 급격한 조정을 야기한 이슈들이 아직까지 실수요 영향으로 구체화하지는 않았고, 우려에 가까운 내용들"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미반도체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을 하향한 증권사 리포트가 나왔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 2분기 영업이익은 554억원으로 분기 최고 OPM(영업이익률)인 44.9%를 달성했고, 신규 고객 마이크론으로부터 수주가 증가해 이로 인한 하반기 실적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여전히 실적은 좋지만 향후 수주 모멘텀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실적 호조에도 이제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낮춰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는 기존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내렸다.

증권가에서 투자의견 '보유'는 사실상 매도 리포트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매도 리포트가 희박하고, 매수 의견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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