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불황' 버틴 전자부품업계, 고부가 제품 업고 실적 순항

입력 2024-07-31 14:32
'IT 불황' 버틴 전자부품업계, 고부가 제품 업고 실적 순항

LG이노텍·삼성전기, 2분기 비수기에도 호실적…"고부가 사업 지속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둔화로 한동안 고전했던 전자부품 업계가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면서 실적 회복 궤도에 올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전자부품 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에 나란히 작년 동기보다 나아진 실적을 냈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5천801억원, 영업이익 2천8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작년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2%, 1.5%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5.4% 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고부가 제품인 산업·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서버용 기판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 판매 증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비수기 영향으로 일부 제품의 공급이 감소해 전 분기보다 매출은 줄었다.

3분기에도 국내외 거래처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와 인공지능(AI) 관련 시장의 성장으로 고성능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삼성전기는 예상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소형·고용량 MLCC 등 고부가 제품과 서버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AI 기기 고사양화에는 MLCC 개당 고도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단가 IT MLCC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FC-BGA도 산업 재고 안정화와 PC 수요 증가가 맞물려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LG이노텍이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1천5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26.2% 급증했다. 매출은 4조5천553억원으로 16.6% 늘며 역대 2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비수기에도 전방 IT 수요 개선에 광학솔루션사업, 기판소재사업, 전장부품사업에서 모두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늘었다.

아이폰 수요가 양호했던 가운데 고성능 카메라 모듈과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공급이 확대됐고, 자율주행 및 첨단운전자 지원 시스템용 차량 통신 부품의 매출도 증가했다.

또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내부 원가 개선 활동,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종욱 삼성전자 연구원은 "고객사의 공격적인 세트 소진 정책 속에 부품 주문이 예상을 상회했으며, 이로 인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센싱, 통신, 조명 모듈 등 모빌리티 핵심부품을 비롯해 FC-BGA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필두로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구축에 힘쓰고 있다.

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 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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