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인상'에 닛케이 1.49%↑…은행·반도체주 강세(종합)
"금리 인상은 매파적…국채매입 축소는 예상보다 완만"
中증시, 경기부양 기대감에 2%↑…'하마스 1인자 피살' 국제유가 급등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31일(현지시간) 단기 정책금리를 올린 가운데, 하락 출발했던 일본의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575.87(1.49%) 오른 39,101.82로 장을 마감, 39,000선 위로 복귀했다.
전날 38,525.95로 장을 마쳤던 닛케이지수는 이날 장 초반 37,954.38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갔다. 정책 발표 직후 일부 출렁임이 있었지만 오름세를 이어갔고 오후장 들어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리소나홀딩스(+6.69%) 등 금리 인상 수혜 섹터로 꼽히는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도쿄증권거래소의 은행주 관련 지수가 4.7% 오르면서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 정부가 다음 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일본 등은 예외로 할 예정이라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도쿄일렉트론(+7.41%)·어드밴테스트(+4.45%) 등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후 4시 20분 기준 전장 대비 0.61엔 낮은 152.16엔을 기록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등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책 발표 직후 출렁임을 보인 뒤 계속해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1일만 해도 161.8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4일 151.94엔을 찍은 바 있으며, 이후 152∼155엔대에서 주로 움직여왔다.
일본의 2년물 국채 금리는 8bp(1bp=0.01%포인트) 오르며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0.45%를 찍었고, 5년물 국채 금리는 8bp 상승해 2009년 11월 이후 최고인 0.665%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6bp 오른 1.06% 수준이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로 인상하기로 했다.
BOJ는 지난 3월 연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올려 연 0.0∼0.1% 정도로 유도하기로 결정, 2016년 2월 도입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마무리한 바 있는데 4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린 것이다.
BOJ는 또 장기 국채 매입액 감축 규모를 기존 월간 6조엔(약 54조3천억원)에서 2026년 1분기까지 3조엔(약 27조2천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BOJ가 이번에 0.25%가량 금리 인상을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가 전날 다수 매체에서 나오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전망이 커진 상황이었다고 전했으며, 투자자들이 BOJ 의사결정을 소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삭소캐피털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BOJ가 취한 가장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조치 중 하나"라면서도 "채권 매입 규모 축소가 예상보다 완만하다"고 말했다.
씨티인덱스의 맷 심프슨 애널리스트는 "당초 10bp 인상 전망보다는 공격적이었지만 국채 매입 축소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15bp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0.25%"라고 봤다.
SMBC의 스즈키 히로후미 수석전략가는 "연말이나 내년 초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면서 "단기적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금리 결정 회의와 고용지표에 주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다른 아시아 증시 주요 지수도 대체로 상승했다.
삼성전자(+3.58%)가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영업이익 6조4천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코스피는 1.19% 올랐다. SK하이닉스(+3.02%)와 한미반도체(+1.94%) 등 다른 반도체주도 강세였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2.06%)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2.16%)는 2%대 상승을 기록했다. CSI 300지수 상승률이 종가 기준 2%를 넘긴 것은 4월 15일(+2.11%)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한국시간 오후 4시 5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2.10%,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2.18% 오른 상태다.
호주 S&P/ASX 200 지수(+1.75%)는 상승 마감한 반면 대만 자취안 지수(-0.11%)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전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내수 진작 등이 강조된 가운데, 중국 당국이 부진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01 내린 104.453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 대비 8.8원 내린 1,376.5원(오후 3시 30분 종가)을 기록했다.
이스라엘과 10개월째 전쟁 중인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피살 소식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 중이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22% 오른 배럴당 76.39달러, 9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1.49% 오른 배럴당 80.12달러다.
시장은 이제 이날 열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9월 금리 인하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해 말을 아낄 경우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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