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 0∼0.1%→0.25% 인상 검토…2008년 이후 최고"

입력 2024-07-31 09:09
"일본은행, 금리 0∼0.1%→0.25% 인상 검토…2008년 이후 최고"

닛케이 "물가상승·경기회복 판단 결과…국채 매입액은 절반 축소 유력"

엔/달러 환율 하루 만에 2.7엔↓…"美日 금리차 축소 관측에 엔화 매수세"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은행이 단기금리를 0.25%로 올리면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로 금리가 0.3% 전후였던 2008년 12월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신문은 "회의에 참여한 재무성과 내각부 측도 의결 연기 요청권을 행사하지 않고 (금리 인상을) 용인한다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은행은 3월 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으나, 이후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3월 금리 인상 이후 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가 2% 넘게 오르고 경기도 회복된다고 판단해 이번에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같은 달보다 2.6% 상승하며 27개월 연속 2% 넘게 올랐다.

아울러 일본은행이 지난달 회의에서 예고한 장기 국채 매입액 감축과 관련해서는 6조엔(약 54조3천억원) 수준인 월간 매입액을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말에 절반 수준인 3조엔(약 27조2천억원)으로 줄이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은행은 올해 3월 말 시점에 국채 발행 잔액의 53%를 보유하며 장기금리를 사실상 조절해 왔다"며 3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국채 매입액을 유지해 온 일본은행이 이번에 보유 국채를 압축하는 '양적 긴축'으로 전환한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금리 인상과 국채 매입액 감축이 이처럼 이뤄질 경우를 가정해 "일본 경제는 '금리 있는 세계'로 한 걸음 더 발을 들여놓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실질임금이 감소 중이고 금리 인상이 소비 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정오 무렵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 결정 배경과 경제 동향 등을 설명한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외환시장에서 한때 155.1엔대까지 올랐다가 이날 오전에는 일시적으로 152.4엔대까지 하락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축소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팔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 관계자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는 가운데 많은 투자자가 아직 확신은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일본은행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전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