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핸드폰 금지' 게임처럼 했더니…사용시간 28% 감소"

입력 2024-07-30 10:00
"'운전 중 핸드폰 금지' 게임처럼 했더니…사용시간 28% 감소"

美 연구팀 "경쟁·보상 결합 효과 커…실험 종료 후 효과 지속"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운전 중 휴대전화를 적게 사용하도록 운전자들을 경쟁시키고 금전 보상을 하는 게임 방식을 도입할 경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최대 28%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UPenn) 의대 제프리 에버트 교수팀은 30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줄이면 포인트를 얻고 다른 운전자와 경쟁해 금전 보상을 받는 게임 방식에 대한 실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사용 기반 보험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이 실험에서 경쟁과 보상을 결합할 경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최대 28% 감소했으며, 실험 종료 후에도 운전자들의 습관은 두 달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충돌 사고 위험이 9배나 높아진다며 주의 분산 운전은 미국에서 연간 80여만건의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이에 따라 40여만명이 다치고 3천여명이 숨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전자에게 주간 휴대전화 사용 피드백과 금전 보상을 하는 이전 실험에서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최대 21% 줄었으나 실험 종료 후 감소 폭도 줄었다며 휴대전화 사용을 지속해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사용 기반 보험 상품 가입자 1천653명(평균연령 32.8세)을 대조군과 4개 실험 그룹에 무작위로 배치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이들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간 등 행동을 10주 동안 관찰했다.

대조군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위험 등에 대한 교육만 받았고, 4개 실험 그룹에는 핸즈프리 휴대전화 거치대를 제공한 다음 휴대전화 사용 시간에 따른 포인트 및 다른 운전자와의 경쟁, 금전 보상 여부 등을 다르게 적용했다.

그 결과 경쟁 결과에 따라 금전 보상을 받는 그룹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대조군보다 2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전 보상 없이 다른 운전자들과 포인트 경쟁만 한 그룹도 대조군보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20.5% 적었다.

특히 실험 종료 후 65일간 참가자들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관찰한 결과 금전 보상 그룹과 경쟁 그룹 모두 감소한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게임 방식 적용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줄이고 이를 습관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를 안전벨트 착용이나 과속 방지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버트 교수는 "이 연구는 많은 사람이 더 안전하고 집중력 있는 운전자가 되길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험사가 이미 채택하고 있는 피드백 및 인센티브 구조를 조금만 조정하면 운전자 안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PNAS, Jeffrey P. Ebert et al., 'A randomized trial of behavioral interventions yielding sustained reductions in distracted driving', https://doi.org/10.1073/pnas.2320603121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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