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7주만에 80달러 아래로…"中수요둔화에 중동 확전자제"
로이터 "이스라엘, 보복 공습에도 확전은 피하려 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의 수요 둔화에 더해 최근의 중동 갈등이 확전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29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7주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9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35달러(1.7%) 내린 79.78달러에 거래를 마감, 지난달 10일 이후 7주 만에 8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1.35달러(1.8%) 내린 배럴당 75.81달러였다.
브렌트유·WTI 가격은 지난 5일 한때 각각 87.95, 83.58달러까지 찍었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각각 1.8%와 3.7% 내린 바 있다.
이날 하락에는 중동 정세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28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에 로켓이 떨어지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최소 1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고,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시설을 보복 공습한 바 있다.
하지만 로이터는 이날 이스라엘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에도 불구하고 전면전으로의 확전은 피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이번 사안이 끔찍하지만 중동 전반에 충돌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시장이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중동의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혼란이 없다면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는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제 부진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7%에 그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고, 상반기 연료유 총수입도 11% 줄어든 상태다.
이밖에 원유 선물 가격이 주요 지지선을 뚫고 내려가자 투자자들이 상승에 베팅한 포지션을 줄이는 식의 알고리듬 매매로 대응한 것도 가격 하락 요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가 이번 주 회의에서 생산량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다.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대선 결과에 따른 정국 흐름, 미국 대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등도 유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다.
한국시간 오전 9시 4분 기준 브렌트유와 WTI 9월 선물 가격은 각각 79.62, 75.64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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