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주마 前대통령 친정 여당 ANC서 결국 제명

입력 2024-07-29 23:45
남아공 주마 前대통령 친정 여당 ANC서 결국 제명

5월 총선서 신생 정당 지지…ANC, 지지층 분산으로 과반 미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신생정당을 지지하며 친정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반기를 든 제이컵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결국 당에서 쫓겨났다.

피킬레 음발룰라 ANC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주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여전히 당원이라고 주장하면서 ANC를 의회에서 몰아내기 위한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이는 당규와 양립할 수 없다"고 그의 제명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그의 당원 자격을 정지시킨 ANC는 지난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제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신생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를 지지한다고 밝힌 주마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MK가 14.58%를 득표해 58석을 차지하도록 이끌었다.

MK의 예상 밖 선전으로 여당 ANC는 득표율 40.18%로 의회의 전체 400석 중 159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ANC는 남아공 민주화의 국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1994년 배출한 이후 30년간 한 번도 과반 의석을 놓친 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주마 전 대통령이 ANC의 지지층을 분산한 것이 ANC가 총선에서 참패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후 ANC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연정인 국민통합정부(GNU)를 구성하고서야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9∼2018년) 각종 부패 의혹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18년 물러난 이후에도 ANC에서 여전히 일부 영향력을 유지해 왔다.

2021년 7월 수감된 직후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일어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350명 넘게 숨지기도 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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